직장인 김씨는 주식 투자 실패로 난감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반등을 노리고 최근 하락장에서 마이너스 대출로 마련한 자금을 주식에 투자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김씨가 투자한 종목은 태양광 대장주로 평소 눈 여겨 보던 OCI. 평균 매입단가는 30만1000원. 하지만 이 종목의 전날 종가는 20만7500원으로 김씨는 불과 20일만에 막대한 손실을 떠안게 됐다. 보다 심각한 점은 손실 만회를 위해 며칠 전 미수금을 동원해 소위 ‘물타기’에 나서면서 손실폭은 이미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상황이다. 김씨는 “반대매매 일정이 임박해 잠도 오지 않는다”며 “원금 회복은 완전히 물 건너 간 것 아니냐”고 절망했다. 또 “싼값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인 줄 알고 빚까지 내면서 투자했는데 손실 폭이 두 배로 커졌다”고 푸념했다.
최근 증시가 급락하면서 무리하게 빚을 내 투자했다 깡통계좌 위기 상황에 몰린 개인투자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개인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외상으로 주식을 산 미수금은 증시가 급락세를 보인 지난 22일부터 이틀간 3180억원 넘게 쌓였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기대와 달리 지수가 연일 폭락하면서 반대매매로 큰 피해를 입은 개미들도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외상으로 주식을 샀다 사흘째까지 갚지 못하면 증권사가 해당 주식을 강제로 팔기 때문이다.
이달 1일 39억4500만원에 그쳤던 반대매매 금액은 22일 62억3400만원, 23일 68억4800만원으로 대폭적인 증가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 위험한 빚투자에 나서는 것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은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한다.
A증권사 관계자는 “신용거래를 비롯한 외상거래는 주가 하락시 매물 압력을 높여 주가 낙폭을 키우고 손실을 늘리는 복병이 된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증시가 폭락하면서 빚 을 내서 주식을 산 투자자들 상당수가 증권사의 반대매매로 깡통계좌가 속출하는 등 큰 피해를 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