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연락그룹으로 포스트 카다피 논의

반군, 카다피군에 밀려 후퇴...시리아 등 아랍권 시위 가열

리비아 사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 협의체가 마련됐다.

서방 주요국과 국제기구 대표 등 40여명은 2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리비아 관련 회의를 열고 향후 사태에 대처해 나가는 과정에서 각국 사이의 의견을 조율해 나갈 ‘리비아 연락그룹’을 창설키로 합의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연락그룹은 유엔, 아랍연맹, 아프리카연합(AU) 등과 긴밀한 협조 아래 국제사회의 리비아에 대한 정치적 방향을 조율하고 리비아 지원 방안을 모색한다.

다만 ‘카다피 축출’이라는 공동 목표 외에는 연락그룹의 성격과 지위가 아직 모호해 영향력은 미지수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주도로 열린 이날 회의에서 참가국들은 단기적으로는 서방 연합군의 공습을 지속해 카다피 정권을 압박하는 한편 리비아 국민에 대한 지원 방안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 이후 리비아의 새로운 정치질서 창출을 유도하기 위한 방안이 중요 과제로 다뤄졌다.

참가국들은 리비아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유엔 결의가 제대로 이행될 때까지 군사개입을 이어가기로 했다.

사실상 카다피가 퇴진하지 않을 경우 군사개입을 지속하겠다는 것이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카다피가 유엔 결의를 이행할 때까지 군사개입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면서 “국제사회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카다피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비아에서는 반군이 정부군에 밀리며 다시 전세가 역전되는 양상을 보였다.

서방 연합군의 공습 지원에 힘입어 카다피 고향 시르테를 향해 서쪽으로 진격했던 리비아 반군은 이날 카다피군의 맹습에 밀려 동쪽 빈자와드와 라스라누프로 후퇴했다.

연합군의 공습도 끊이지 않았다.

미 해군은 전일 미스라타 항구에서 상선에 무차별 사격을 가하는 리비아 해안경비대의 함정 등 다수의 선박을 폭격했다.

시리아에서는 내각 총사퇴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으로 친정부 세력 수십만명이 반격에 나서며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무하마드 나지 오트리 총리를 포함한 시리아 각료 32명은 이날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에게 사임안을 제출했으며 알-아사드 대통령은 이를 수용했다.

예멘에서는 수도 사나 광장에 수천명의 시위자들이 집결해 알리 압둘라살레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했다.

바레인의 정국 불안도 심화하고 있다.

바레인 의회는 정부의 시위 강경진압에 항의하던 시아파 야권 ‘알와페크’ 소속 의원 11명의 사퇴를 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