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는 16일 차기 대권주자들의 최근 활발한 움직임과 관련, "누가 대선을 준비하든 선거에서 어떻게 이기는가보다는 나라를 어떻게 이끌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으로 2022년 월드컵 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는 정 전 대표는 월드컵 개최지 선정투표(12월2일)를 2주가량 앞둔 16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있어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이 나온데 이어 반대관점에 있었던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나왔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아니면 나오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우리가 민주화됐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박정희시대'를 살고 있는 것 같고 박 전 대통령의 그림자가 너무 오래 드리워져 있다"며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내 정치관련 뉴스를 보면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가 관심인데 나라를 정말 새롭게 이끌어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제, "새롭게 이끌려면 어떤 준비가 돼야 하고 어떤 사람이 돼야 하는지 생각하게 된다"면서 "가능하면 대통령이 된 뒤 어떻게 나라를 이끌지의 준비도 동시에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 전 대표는 또 "정치인들간에도 화합해야 하지 않겠는가"라며 "그분들이 국민을 다 대표하는 분들인 만큼 정치인의 화합과 나아가 국민통합을 통해 나라를 어떻게 운영할지를 논의해야 하며 그런 것은 비밀로 할 필요가 없다. 그런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자신의 향후 대권행보 여부에 대해서는 "나라를 위해 고심을 많이 하는 동료 의원들을 만나고, 시간이 되면 학자와 교수들도 만날 생각"이라며 "정치인들도 경쟁의 연속인데 크게 봐서 협력하는 방안도 경쟁의 하나라고 한다면 똑같은 경쟁이라고 해도 나라 전체를 위해 도움이 되는 경쟁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헌법개정 논란과 관련해선 "헌법이 국가운영의 기본 틀이고 모든 법이 헌법에서 출발하므로 국회는 헌법을 공부하고 논의, 토론해야 한다"며 "2008년 7월 전당대회에 나온 분들이 '개헌을 논의하면 안되며 경제살리기를 해야 한다'고 했는데 헌법을 논의하면 경제가 살지 않는다는 논리는 합리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처음부터 개헌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 권력구조는 어떻게 할 것인가를 말하는 것은 논의 전에 결론을 내리는 것으로, 권력자나 특정인이 '논의하라, 말라'고 하는 것은 국회 존립을 침해하는 심각한 문제"라며 "성숙한 국회가 되면 의원들은 헌법에 관해 심도있는 논의를 하고 그 논의 끝에 새로운 좋은 법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중 개헌 여부 전망에는 "임기중에 꼭 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며 "가령 기독교 신자들이 성경을 공부한다고 해서 성경을 고치기 위해 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이는 성경의 의미를 알기 위한 것으로 헌법 논의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정 전 대표는 남북문제에 대해서는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남북관계의 원칙을 지킨다고 했고 이는 좋은 말이나 그때 예상했어야 하는 것은 원칙을 지킬 경우 대화가 중단된다는 것"이라며 "원칙을 지키면서 대화를 했어야 하는데 그게 좀 아쉽다"며 적극적인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2022년 월드컵 유치 가능성과 관련,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과 일본, 호주, 카타르 등 5개국이 경쟁하는데 우리나라는 상당히 유력한 후보라고 많은 분이 평가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