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이 9일 오후 서해 북방한계선(NLL) 해상으로 해안포 130여발을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군이 오후 5시 30분부터 3분간 백령도 NLL 인근 해상으로 13발을, 오후 5시 52분부터 6시 14분까지 연평도 NLL 인근 해상으로 120여발 등 총 130여발의 해안포를 각각 발사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발사한 해안포탄 가운데 몇 발은 NLL 수백미터 남쪽 백령도와 연평도 인근 해상에 떨어진 것이 초병의 육안 관측 및 레이더에 포착됐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 해안포탄은 NLL 이남으로 넘어오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 "현재 정확한 탄착지점을 정밀 분석 중"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해안포 발사는 지난 3월 26일 천안함 피격사건 이후 처음으로 발생한 군사적 도발 행위로, 군당국은 추가 발사에 대비해 오후 5시 49분 대북 경계 및 전투대기태세를 강화했다.
군은 이날 5시 53분께 남북 국제상선공통망(함정간 핫라인)을 통해 "귀(북)측은 해상사격으로 긴장을 조성하고 있다. 지금 즉시 중단하라. 중단하지 않으면 응분의 대가를 치를 수 있음을 명백히 경고한다"는 내용의 경고 통신을 두 차례 실시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의 포격에 따라 우리 측에서 물기둥과 포성이 관측됐으나 우리 군의 피해는 없었고 오후 6시 14분 이후에는 추가 사격이 없는 상태"라며 "우리 군의 서해 합동훈련에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군 당국은 북한군의 포격에 대응해 경고사격을 가하지 않아 일단 '포격전'은 피하는 등 군사적 대응 수위를 조절하고 있으나 북한군의 동태를 면밀히 감시하면서 즉각 대응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북한의 해안포 발사 직후 한민구 합참의장과 주요 간부들은 합참 지휘통제실 등에서 비상근무에 들어갔고 해외순방 중인 김태영 국방장관도 사건 발생 즉시 보고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지하 벙커에서도 김진형 국가위기관리센터장과 함께 합참의장, 해군 장성들이 화상회의를 하며 상황을 점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