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고금리 지적과 금융감독 당국의 실태조사로 궁지에 몰린 캐피탈사들이 금리 인하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29일 캐피털업계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을 비롯해 신용대출 영업을 하는 캐피탈사들이 금리 인하에 대해 내부 검토에 돌입했다.
업계 1위인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금리를 인하할 여지가 있는지 금리체계를 들여다보고 있다"며 "아직 최종 결정된 사안은 아니지만 시간을 두고 검토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아주캐피탈 관계자도 "내부적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며 금리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파이낸셜 관계자는 "대부분의 캐피탈사가 내부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하나캐피탈이 이번주 최고 금리를 36%에서 29%로 인하함에 따라 캐피탈사의 금리 인하 움직임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하나캐피탈은 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리 크지 않지만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미소금융중앙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기 때문에 선제적 금리 인하에 나섰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하나캐피탈의 움직임 못지않게 선두주자인 현대캐피탈과 롯데캐피탈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지켜보고 있다.
한 캐피탈사 관계자는 "시장에서 선두업체가 금리를 떨어뜨리면 다른 작은 업체들은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더 낮게 잡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선두업체가 움직이면 다른 업체들은 자연스럽게 따라가기 때문에 선두업체의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캐피탈업체가 금리를 인하하면 저신용자들이 대부업체로 밀려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있어 단시일 내에 결단을 내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시장은 신용카드(현금서비스), 캐피털, 대부업체로 체계가 나뉘어 있는데 이중 캐피탈업계만 금리 체계를 변경한다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캐피탈사 관계자는 "금리를 내리면 대출 대상군이 좁아지니까 최고 금리와 평균 금리를 낮추면서도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