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을 겪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경기 성남에서 진행하던 도심재개발 사업을 공식 포기했다.
일각에선 성남시가 최근 LH에 대해 모라토리엄(채무지불유예)을 선언한 것에 대한 맞대응이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26일 성남시와 LH에 따르면 LH는 지난 23일 성남시 2단계 재개발 사업 대상 구역 4곳(66만 8314㎡ 1만 2052가구)에 '재개발 사업 중지'를 구두로 통보했다.
이곳은 공공기관이 최초로 시행하는 대규모 '순환정비 방식 재개발 구역'이다.
성남시와 LH는 2000년 주시가지 26곳을 순환재개발하기로 하고 단대 3구역, 은행 2구역 등 3곳을 1단계로 추진하고 있다. 2단계 구역 4곳은 2009년 12월 사업시행 인가를 받았고 올해는 시공사 선정, 관리처분계획 수립 등의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그러나 부동산경기 악화로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 LH가 사업을 접은 것이다.
LH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사업성이 악화됨에 따라 중단하기로 회사 방침이 정해졌다"면서 "주민대표자회의에도 사업포기를 통보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최근 이재명 성남시장의 모라토리엄 선언에 대한 LH 측의 반격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LH 측은 "사업 중단 결정은 하루 이틀 사이에 내릴 수 있는 게 아니고 최소한 3~4개월의 검토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이번 결정은 성남시의 모라토리엄 선언과는 무관하다"며 "지난 4월에도 주민들의 극심한 반대로 강원 속초노학지구에 대해 도시개발사업지구 지정을 해제한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