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악재를 딛고 회생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미국 월가에 또 다른 적이 등장했다. 바로 세계 최대 소매업체 월마트다.
할인점업체가 은행권에 무슨 위협이 될까라는 의문이 들 수도 있지만 월마트는 물건만 팔지 않는다. 수표를 현금으로 바꾸는 수표교환 서비스와 가상계좌 개설 등 기본적인 은행업무도 월마트에서 이뤄진다고 CNN머니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월마트가 취급하는 금융업무는 예상보다 포괄적이고 공격적이다. 월마트의 선불카드 고객은 200만명을 넘어섰다.
일각에서는 월마트뱅크가 탄생하는 것도 머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다. 실제로 금융비즈니스 확대를 위해 월마트는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월마트는 지난주 선불카드업체 그린닷의 지분을 인수했으며 1570만달러 규모의 유타주 소재 은행 인수를 추진 중이다.
월마트는 지난 1999년부터 은행사업 허가를 따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은행권의 로비에 막혀 번번이 실패했다.
은행권은 월마트가 대출권을 남용할 수 있다며 은행업 진출에 제동을 걸고 있다. 대출기관의 지위를 통해 공급업체에 대한 대출을 차별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은행권은 주장한다.
월마트는 미국에서 금융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그린닷과 선트러스트 등 파트너와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월마트는 이미 해외에서는 은행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주에는 1000번째 '머니센터'를 오픈하고 앞으로 500개의 센터를 더 열 계획을 밝혔다. 캐나다에서 월마트는 신용카드 사업을 시작했다.
멕시코에서는 2007년부터 은행사업을 시작했고 현재 150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이에 비해 미국에서는 선트러스트와 손잡고 지난 5년 동안 83개 지점에서 은행점포를 운영하는데 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월마트의 매출에서 금융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지만 앞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라제쉬 나라야만 루이지애나주립대학 교수는 "지금 월마트가 금융사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이익은 많지 않다"면서 "그러나 월마트는 보다 큰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말해 금융업에 대한 월마트의 야심을 지적했다.
월마트가 본격적으로 금융업에 뛰어든다면 이에 따른 파장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월마트는 자사가 취급하는 현금카드와 수표를 사용하는 고객들에게 캐시백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도 있다. 이는 고객 유인효과로 작용하면서 금융사업 뿐만 아니라 소매판매라는 본업에도 상당한 매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소매업체로서 금융업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면 특히 불황기에 상당한 이익을 볼 수 있다고 CNN머니는 전했다.
고객에게 쿠폰이나 도장을 찍어주는 것보다는 금융 혜택을 주는 것이 고객 잡기에 유리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