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을 공유한 현대기아차 라인업 가운데 기아차가 동급 현대차 판매를 앞서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현대차 그랜저의 5월 판매는 4월보다 약 27%가 줄어든 2358대에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기아차 K7은 3269대를 팔아 그랜저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YF쏘나타 역시 전달에 비해 19% 감소한 9053대가 판매됐다. 같은 기간 기아차 K5는 3552대가 판매됐지만 출고개시 1주일만에 기록한 판매실적이다. 6월 판매는 두 모델이 비슷하거나 되려 K5가 앞설 공산도 크다. 현재 기아차 K5는 계약 2달 만애 2만 대가 계약되는 등 선풍적인 인기 몰이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2000년대 초 현대차와 기아차는 EF쏘나타를 시작으로 플랫폼 공유에 나섰다. 그동안 현대차는 니어 럭셔리를 주창하며 북미시장을 겨냥해 편하고 안락한, 나아가 무난한 매력을 앞세웠다. 반면 기아차는 이를 바탕으로 보다 공격적인 디자인을 앞세워 젊은층을 공략해 왔다.
투싼(1세대)과 스포티지(2세대) 시대에서 이러한 특징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2009년을 기점으로 각각의 브랜드가 서로의 특성을 살리기 시작했다. 아반떼(HD)와 포르테, 싼타페와 쏘렌토R이 각각 출발점인 셈이다.
한편 기아차 K7의 그랜저 추월로 조만간 기아차의 현대차 판매 추월도 점쳐지고 있다. 기아차 K 시리즈의 상승세와 SUV의 약진이 이러한 주장에 설득력을 실어주고 있다.
현대차는 올 하반기 출시되는 신형 아반떼와 그랜저 후속 등 굵직한 새 모델이 등장하기까지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