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14일 발표한 '2010년 KERI 하반기 경제전망과 고용전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2010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4.6%에서 5.3%로 상향 조정했다. 반기별로는 상반기에 6.6%, 하반기에 4.2%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경연은 전망치 상향조정에 대해 1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훨씬 높은 7.8%를 기록한데다 최근 세계 경제성장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는 점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간소비는 고용 및 소득 개선에 힘입어 4.4%의 증가율을 보이고 설비투자는 경기회복 기대, 대기업 투자여력 증대에 힘입어 지난해 -9.1%에서 올해는 13.4%의 증가로 반전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건설투자는 부동산경기 하락, SOC예산 증가 둔화 등에 따른 건설부진으로 지난해 4.4%에서 올해는 0.5%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달러금액)은 예상보다 빠른 세계경기 회복세 및 기저효과에 힘입어 약 17%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상수지는 수출보다 빠른 수입증가세, 해외서비스 수요 확대 등의 영향으로 흑자규모가 2009년의 427억 달러에 비해 크게 축소된 152억 달러로 전망했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경기회복 및 수입단가 상승의 영향으로 작년 2.8%에 비해 높은 3.1%로, 원달러 환율은 달러약세, 경상수지 흑자 등으로 완만한 하락추세를 보이며 연간 1119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한국경제가 잠재성장률 이상의 회복세가 전망되는 만큼 향후 정책기조는 단기 경기부양책에서 ▲국가채무관리 강화 ▲재정건정성 회복 ▲잠재성장력 제고 등 장기적인 정책으로의 방향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가채무관리의 경우, 우발성 채무인 공기업 부채와 일반회계 적자를 축소하는 노력이 시급하며 재정건전성 회복의 경우, 감세정책과 성장 친화적 재정구조로의 전환을 통해 달성돼야만 잠재성장력이 잠식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편 잠재성장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인적자본 확충, 서비스산업 경쟁력 제고, 규제완화 등을 통한 신성장동력 강화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2010년 연간 일자리는 32만개 정도 생길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1·2월 실업자가 급증한 것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구직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진 것에 있으며 3·4월에 들어 가시적인 고용회복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한경연은 밝혔다.
특히 비농업 민간부문 취업자가 3월 38만명, 4월 43만명 증가해 증가세가 확대되고 있으며 상용직 및 제조업 취업자 증가세도 크게 확대된 것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를 더욱 높일 것으로 전망했다.
뿐만 아니라 수출도 호조세를 유지하고 있어 3·4월 취업자 증가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며 2010년 2분기 취업자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약 41만 명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올 3분기 및 4분기 취업자 증가는 작년 하반기에 집중된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을 크게 넘어서기 어려워 전년동기대비로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이나, 민간 기업의 고용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연간 취업자 증가는 약 32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가 회복되면서 고용사정도 개선될 것이지만 보다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고용회복을 위해서는 노동시장의 체질을 개선하는 근본적인 개선작업도 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정규직의 고용보호를 완화해 비정규직과의 고용보호 격차를 축소하고, 다양한 형태의 고용계약을 보급해 노동시장의 미스매치를 해결하는 노동시장 유연화 노력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 유인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효율적인 직업훈련을 강화해 실업자의 고용가능성을 높이는 노력을 병행한다면 노동시장의 안정성도 높이면서 보다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