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 감사가 강화되면서 한계기업으로 분류되지 않던 기업도 퇴출바람이 불고 있다.
이에 따라 우량주에 투자했던 개인 투자자나 기관도 큰 손실을 입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네오세미테크와 아구스다.
네오세미테크는 25일 현재 감사의견 거절로 전일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진 후 거래정지 상태다.
문제는 그동안 네오세미테크가 태양광 유망주로 분류돼 왔다는 점이다.
네오세미테크의 시가총액은 4083억원으로 코스닥 시가총액 28위 수준이며 기관 투자자들도 상당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코스닥 시가총액 13위까지 올라간 바 있다. 최대주주 지분율이 19.54% 이기 때문에 현재 시가총액 기준으로 80.46%인 3285억원의 투자자금이 공중에 떴다.
감사의견 거절을 당한 네오세미테크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매출액은 979억2456만원, 영업이익 19억9445만원을 기록했다. 비록 순손실 223억8992만원이 발생했지만 지난해 대규모 공급계약 공시를 쏟아내던 태양광 유망주가 퇴출대상이 된 것은 투자자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2009년 11월11일 한맥투자증권에서 목표가를 제시하고 긍정적인 리포트까지 나온 바 있어, 퇴출 직전까지 이상 징후가 발견되지 않았다.
네오세미테크를 감사한 대주회계법인 측은 "총 자산의 35%를 차지하는 유형자산의 거래가 적절히 기록되지 아니하고 장부가액이 적절히 기록되지 아니할 수 있는 중요한 취약점이 발견 됐다"며 "회사의 재무제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합리적으로 추정할 수 있는 감사증거를 확보할 수 없었으며, 대체적인 절차에 의해서도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법인 측은 "감사범위의 제한 때문에 회계감사기준에서 요구하는 감사절차를 수행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기관 역시 피해를 보고 있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상장지수펀드(ETF)에서 두 개가 발견됐다. '유리TREX중소형가치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과 '동양FIRST스타우량상장지수증권투자신탁(주식)'다.
문제는 이들 지수들을 담당하는 업체들은 기업을 탐방하거나 모니터링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수는 시가총액이나 업종내 상위기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짯기 때문이다. 감시체계가 없어 편입 후 네오세미테크 같은 사례를 발견할 수 없는 것이다.
아구스도 증권관계자들 사이에서 최악의 기업으로 분류되지는 않았다. 2008년에는 굿모닝신한증권(현 신한금융투자)에서 목표주가를 제시하고 투자의견 매수를 제시했었다.
아구스는 상장 이후 매년 300억원을 전후해서 매출을 기록했고 2008년까지 영업이익 흑자도 기록했었다. KIKO 영향으로 2008년 부터 순손실을 기록해 왔지만 자본잠식도 없었으며 블랙박스 대표기업으로 주목받아 왔다.
하지만 감사 의견 거절과 함께 현 대표이사의 170억원 횡령 혐의가 발생하면서 퇴출의 길로 돌아섰다.
대주회계법인은 지난 19일 감사보고서를 통해 "회사의 대표이사는 적절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회사소유의 수표 등을 반출 후 사용하거나 재반입하는 등 자금 관련 내부 통제구조에 극히 중요한 취약점이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네오세미테크가 신용비율이 1.47%, 아구스가 6.87%를 차지해, 투자자들의 피해가 눈덩이 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모 증권관계자는 "연구원들이 기업 리포트를 쓸때는 기본적으로 재무제표상 회계법인에서 받은 것을 토대로 한다"며 "해당 자료를 신뢰하고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런 사례가 나올수록 코스닥 시장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