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뉴욕증시가 엇갈린 지표로 인해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한 채 소폭 상승 마감하고 역외 선물환율도 보합권에 머문 영향으로 레인지 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글로벌 달러화가 밤사이 국제 외환시장에서 미국의 경제지표 개선에 따른 안전자산 수요 감소로 유로화 등 주요국 통화 대비 15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원ㆍ달러 환율은 하락 압력에 여전히 노출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전일 장중 달러화를 제외한 주요 아시아국 통화의 상대적 강세 현상이 지속되면서 원ㆍ달러 환율에 꾸준히 하락 압력을 불어넣고 있는 상황이 연출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달러화 약세 기조는 추세적임을 시사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엔화는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전일 달러당 88엔 초반까지 하락하는 강세를 보이며 아시아 신흥국 통화의 강세를 주도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유로화도 한 때 유로당 1.5달러를 상회하는 등 글로벌 달러화의 약세가 국내 외환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며 원화 강세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다만 서울환시를 둘러싼 주변 여건이 여전히 달러화 약세를 지지하고 있음에도 원ㆍ달러 환율의 경우 최근 이와 무관하게 박스권 수급 장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하락 폭은 제한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 딜러는 "역외시장 참가자들이 움직이지 않는 한 추가 하락은 어려울 것이며 지난 밤 뉴욕증시가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조기 마감한 가운데 이날 밤 휴장함에 따라 전일에 이어 모멘텀 부재 속 수급 장세가 불가피하다"고 관측했다.
원ㆍ달러 환율이 최근 전반적인 달러 약세 흐름 속 미 추수감사절을 앞둔 국내외 투자자들의 보수적 포지션 관리 등의 영향으로 하락세가 주춤한 채 박스권을 맴돌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이 딜러는 "역외 참가자들도 미 연휴 기간 진입과 더불어 당국의 매수 개입 구간으로 낮아진 환율에 대한 포지션 설정에 부담을 다소 느끼고 있다"며 "금일도 관망세를 유지할 공산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외국계은행의 또 다른 딜러도 "달러화 약세 전환에 지난 18일 기록했던 원ㆍ달러 환율 연저점 1153원의 추가 경신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재차 고조되는 양상이지만 개입 경계심에 연저점 부근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이 딜러는 "미 추수감사절을 앞둔 해외 투자자들의 포지션 중화 작업과 이월 롱 포지션을 보유중이던 국내 은행권의 롱처분 물량 공급으로 하락 압력은 여전하겠지만 모멤텀 부재로 단기 저항선인 1150선 추가 하락은 어려울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