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로비에 2억 달러 역대 최대…美대선 달구는 코인 [新화폐전쟁 가상자산 줄다리기]

입력 2024-09-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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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 크립토 기부금 위원회에 모인 금액만 '2억 달러'
美 가상자산 기업 기부 금액, 전체 기업 기부금의 절반
외면만하던 민주당 태세 전환, 코인업계에 접촉 시동

미국 가상자산 업계가 모은 정치자금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9일 미국 시민단체 오픈시크릿(Opensecret)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가상자산 친화 정치활동위원회(PAC) '페어셰이크'(Fairshake)가 모금한 금액은 2억 296만 달러(약 2720억 원)에 달한다.

페어셰이크는 "미국에서 블록체인 경제가 최대한의 잠재력을 발휘하려면, 혁신가들에게 더 명확한 규제 및 법적 프레임워크 하에서 네트워크를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하는 가상자산 친화 PAC이다. 각계 각층의 기부금을 받아 정계에 전달한다.

미국 가상자산 업계의 정치 기부금은 이미 올해 상반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오픈시크릿과 또다른 시민단체 퍼블릭 시티즌(Public Citizen)에 따르면 미국 가상자산 기업은 올해 상반기에만 1억 1920만 달러(약 1598억 원)의 선거자금을 기부했다. 이는 상반기 전체 기업의 후원자금 2억 4710만 달러(약 3311억 원)의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페어셰이크에 거액을 낸 주요 기부자에는 올해 상반기 미국 전체 정치 기부금 1위를 달성한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5050만 달러), 그 뒤를 이어 2위를 기록한 가상자산 발행 기업 리플(4800만 달러)이 있다. 미국 시카고에 본사를 둔 트레이딩 기업 점프크립토(1500만 달러)는 전체 기부금 순위 4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 결과, 가상자산을 반대하던 워싱턴의 올해 들어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특히 8월 이후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가 되며 가상자산에 부정적이던 민주당 분위기가 전향적으로 바뀌었다. 지난달 21일(현지시간) 해리스 대선 캠프 정책 선임 고문인 브라이언 넬슨은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가상자산 정책에 대한 질문에 대해 "해리스 부통령은 신흥 기술과 그런 종류의 산업이 계속 성장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정책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캠프는 이달부터 민주당의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 중 하나인 ‘퓨처포워드’를 통해 가상자산 기부도 받기 시작했다.

다만 미국 민주당 캠프의 가상자산 정책 공약은 아직 구체적이지 않다. 크리스토퍼 지안카를로 전 CFTC 위원장은 이투데이와 만나 "해리스가 무엇을 할 것인지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관련 기사: [인터뷰] 크리스토퍼 전 CFTC 위원장 "해리스 가상자산 정책은 아직 불명확")

아직 모호한 민주당의 정책에 업계 일각에서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미국 폭스비즈니스는 지난달 15일 해리스를 위한 가상자산 업계 간담회 'Crypto for Harris' 행사에서 민주당의 메시지와 정책이 구체적이지 않아 관계자들 사이에서 의구심이 심화됐다고 보도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현재 업계와 접촉을 이어가며 구체적인 정책 방향에 골몰하고 있는 모양새다. 민주당 캠프 주요 참모들은 코인베이스와 리플 등 주요 가상자산 기업들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에 본사를 둔 가상자산 수탁기업 파이어블록스의 제이슨 알레그렌테 CLO(최고법률담당자)는 이투데이에 "민주당 내부에서도 치열하게 논의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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