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석유공사, 국내 기업에도 데이터 공개 계획
해외 석유 기업들이 동해 심해 가스전의 사업성을 확인하기 위해 이달 한국을 찾는다. 정부와 한국석유공사는 독자적인 심해 가스전 탐사 경험이 없는 것을 고려해 해외 메이저 석유사의 투자 유치로 개발 성공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8일 정부와 에너지 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는 이달 해외 석유 기업들을 대상으로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 2차 로드쇼를 진행한다.
앞서 석유공사는 7월 글로벌 메이저 석유사인 엑손모빌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 이탈리아 애니 등을 대상으로 자체 분석한 데이터를 개방해 유망성을 보여주는 로드쇼를 진행한 바 있다. 이후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 데이터를 보고 싶다는 해외 석유 기업들이 있어 이번 로드쇼를 마련하게 됐다.
정부와 석유공사는 2차 로드쇼가 마무리되면 사업 참여에 관심을 보이는 국내 기업에도 데이터룸을 개방해 유망성 검증 기회를 줄 계획이다.
앞서 6월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재로 열린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전략회의'에 국내 민간 기업인 포스코인터내셔널과 SK E&S, GS에너지 등 3사가 참여한 바 있다.
해외 기업의 투자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동해 심해 가스전 탐사 자료를 열람한 일부 해외 기업은 사업 참여 의사를 구체적으로 밝힌 것으로 전해졌으며, 한 글로벌 석유 메이저 기업은 가급적 개발 초기에 투자하고 싶다는 뜻을 석유공사에 전달했다고 한다.
시추 이후 사업성이 좋아지면 투자 조건이 나빠질 수 있기 때문에 개발 초기에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진행하고 싶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정부와 석유공사는 약 20%의 성공률을 고려했을 때 향후 5년간 최소 5개의 시추공을 뚫어야 할 것으로 예상한다.
정부는 올해 12월부터 약 4개월간 진행할 1차 시추는 석유공사 단독으로 수행하고, 2차 시추 단계부터 해외 석유 메이저 기업 등의 투자를 받아 공동 개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정부와 석유공사는 독자적인 심해 가스전 탐사 경험이 없는 만큼 개발 경험을 가진 해외 메이저 석유사의 투자를 통해 개발 성공 가능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현재 정부는 2차 시추 단계부터 본격화할 민간 투자를 앞두고 조광권을 재설정하고 투자 이익 배분에 관한 각종 제도를 정비하는 등 개발 성공 때 '국익 극대화'를 위한 장치 마련에 노력 중이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기자 간담회에서 "9월 2차 개발전략회의를 하면 더 상세한 발표 내용을 드릴 수 있을 것 같다"라며 "국내 제도를 정비하고 조광권 재설정 등이 되고 나면 해외 투자를 받으려고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