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논란을 야기하는 '텔레그램 딥페이크 성범죄'에 대해 원은지 얼룩소 에디터가 "여러 불법 업체가 조직적으로 운영하고 있고 규모가 너무 커 파악조차 어렵다"고 지적했다.
원 에디터는 2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번 딥페이크 성착취 사건들은 주로 텔레그램 안에서 여성의 나체 사진, 혹은 성관계하는 듯한 사진에 합성해 문제가 되고 있다. 내가 언제 어떻게 피해자가 될지 모르는 두려운 상황"이라며 "10대 학생들이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방만 있는 게 아니라 행위 자체가 시장이 돼서 여러 불법 업체가 대화방을 운영하고 있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직접 텔레그램을 통해 살펴봤다는 원 에디터는 "대화방에 들어가면 샘플 사진과 함께 메뉴가 있다. 마치 앱처럼 조작해 원하는 작업을 할 수 있게 구성돼 있다"며 "돈을 지불하고 딥페이크물을 만들어주는 구조인데 지인을 방에 초대하면 추가 화폐를 받을 수 있다. 10대들은 돈이 넉넉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방식으로 홍보가 이뤄진 것"이라고 구조를 설명했다.
이어 "문제는 이렇게 만든 딥페이크 이미지를 공유하는 대화방을 만들어 서로 유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사진만 올리는 게 아니라 이름, 연락처 등 신상 정보를 공유한다"며 "이들이 실존 인물이라는 걸 보여주면서 더 큰 자극을 유도한다. 또한 지금 3000명 이상, 많게는 수만 명 이상의 방들이 여러 개가 있어 정확히 규모를 파악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더 큰 문제는 이 대화방이 중·고교생들 사이에서 엄청나게 퍼지고 있다는 것이다. 원 에디터는 "돈이 된다는 걸 불법 업체들이 알았기 때문에 전국의 중고생들을 홍보책으로 더 쓰려고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을 특정할 수 없이 전국의 학교에서 일어날 수 있다고 봐야 한다"며 "학교에서 예방 교육을 해야 하지만 현장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디지털 성범죄 관련 교육은 일주일에 1시간 정도로 짧게 이뤄진다. 예방 교육만 하기에도 굉장히 벅찬 시간"이라고 토로했다.
유포자에 대한 처벌 수위도 약한 편이다. 원 에디터는 "이들에 대한 법정 형량이 워낙 낮다 보니 수사의 태도 자체가 미온적인 경우가 많다. 현재 허위 영상물 제작이나 유포를 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다"며 "대화방에 들어가 보기만 한 사람은 물증을 잡기가 어려워 처벌조차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원 에디터는 "요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비공개 설정하는 분들도 많아진 것 같던데 개인이 일상을 차단하면서까지 범죄에서 도망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범죄 예방 팝업창을 띄우는 등 기업이나 공공기관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만일 피해자라는 사실을 알았다면 바로 신고하는 것이 맞다. 증거 자료를 모두 캡처해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