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올림픽'에 출전한 김유진(24·울산체육회)이 한국에 13번째 금메달을 선물했다.
김유진은 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 팔레에서 열린 태권도 여자 57kg급 결승전에서 나히드 키야니찬데(이란·2위)를 라운드 점수 2-0(5-1 9-0)으로 꺾었다. 한국 태권도는 전날 박태준(20·경희대)에 이어 이틀 연속 금메달을 수확했다. 이 체급에서 금메달을 딴 건 '2008 베이징올림픽' 임수정 이후 16년 만이다.
더불어 한국 선수단은 13번째 금메달을 얻어 '2008 베이징올림픽', '2012 런던 올림픽'에서 수립한 역대 단일 대회 최다 금메달 기록(13개)과 동률을 이뤘다.
세계랭킹 24위인 김유진은 16강에서 하티제 일귄(튀르키예·5위), 8강에서 스카일러 박(캐나다·4위), 4강에서 체급 내 최강자로 꼽히는 뤄쭝스(중국·1위)도 꺾더니 키야니찬데까지 연파했다. 그야말로 '언더독'의 반란이었다.
김유진은 "랭킹이 높다고 막 그렇게 잘하는 건 아니다. 랭킹은 아예 신경도 안 썼다"며 "나 자신만 무너지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랭킹은 숫자에 불과하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이어 "진짜 운동을 관두고 싶을 정도로, 하루하루, 한탕, 한탕 나갈 때마다 정말 지옥 길을 가는 것처럼 했다. 정말 나 자신을 몰아붙이면서 혹독하게 했다"며 "오늘은 과정을 돌아보면서 '내가 이까짓 거 못하겠어?' 하는 생각을 했고 과정에 비하면 지금은 정말 행복한 거라고 생각했다"며 "너무나도 힘들게 준비했기 때문에 스스로 자신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자신을 키워준 할머니의 얼굴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며 "할머니! 나 드디어 금메달 땄어. 너무 고마워. 나 태권도 시켜줘서!"라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탁구 여자 단체전 준결승에 나선 신유빈(20·대한항공), 전지희(32·미래에셋증권), 이은혜(29·대한항공)는 '세계 최강' 중국에게 0-3으로 패배했다. 한국은 이어 열린 준결승전에서 일본에 1-3으로 진 독일과 10일 오후 5시 3위 결정전을 치른다.
신유빈은 "긴장했다기보단, 상대가 워낙 탄탄하게 준비하고 들어왔다. 그런 부분에서 우리가 한발 늦었다"며 경기를 돌아봤다. 이어 "오늘 결과는 아쉽지만, 그래도 아쉬워하기보다 다시 잘 준비해서 마지막 남은 경기를 메달로 멋지게 마무리하겠다"고 다짐했다.
전지희도 "공 하나에 모든 걸 쏟아붓는다는 마음으로, 열정적으로 메달을 따고 싶다"고 다음 경기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다이빙 남자 3m 스프링보드 결승에 나선 우하람은 전체 11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4위로 아쉽게 메달을 놓친 우하람은 이번 대회에서 메달을 노렸지만 3차 시기에서 실수를 범해 메달권에서 멀어진 것이 아쉬웠다.
우하람은 "2019년도 광주 세계선수권,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 4위를 한 뒤, '손만 뻗으면 메달을 딸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저조한 성적이 나왔다"며 "3회 연속 올림픽 결승에 진출했지만, 내 목표는 결승 진출이 아니니까 만족할 수 없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내가 선수 생활을 하는 한 올림픽에는 계속 도전할 것이다. 2028년 로스앤젤레스는 물론이고, 2032년 브리즈번 올림픽에도 출전하고 싶다"며 "오늘 기술적으로 부족하다고 느꼈지만, 이를 보완하면 다시 올라설 수 있다고 믿는다"고 다음을 기약했다.
다이빙 여자 3m 스프링보드 준결승에 나선 김수지(26·울산광역시청)는 13위에 올라 12위까지 오르는 결승에 6.15점 차이로 아쉽게 진출 실패했다.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콤바인(볼더링+리드) 준결승에선 서채현(21·노스페이스)이 리드에서 대역전극을 펼치며 결승에 진출했다. 볼더링에서 13위에 그쳤던 서채현은 리드에서 3위를 기록해 총점 123.7점으로 8위가 돼 결승행 막차를 탔다. 서채현은 '2020 도쿄올림픽'에서 8위로 대회를 마무리했지만, 이번 대회에서 한국 클라이밍 사상 첫 메달에 도전한다.
메달을 노리는 근대 5종 개인 펜싱 랭킹 라운드에선 전웅태(29·광주광역시청), 서창완(27·국군체육부대)이 각각 남자부 4위·10위, 성승민(21·한국체대), 김선우(28·경기도청)가 각각 여자부 8위·11위에 오르며 대회를 출발했다.
골프 여자부에선 양희영(35·키움증권)이 1타 줄이며 1언더파 공동 14위에 올랐고, 고진영(29·솔레어), 김효주(29·롯데) 2오버파로 공동 26위에 자리했다.
장애 판정을 극복하고 올림픽에 출전한 박주효(27·고양시청)는 역도 남자 73㎏ 결선에서 인상 147㎏, 용상 187㎏, 합계 334㎏을 들어 7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