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이 조합장 직무대행 체제를 가동하고 사태 조기 수습에 나섰다. 조합은 사업비 대위변제 대비를 위한 대출안 마련을 더는 검토하지 않기로 하고, 시공사 교체도 검토하지 않고 있단 입장도 밝혔다.
1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조합 이사진은 전날 긴급 이사회를 개최해 박석규 재무이사를 조합장 직무 대행으로 선임했다. 박 직무대행은 이날 조합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시공사업단은 어제 인사를 나누는 과정에서 신뢰를 바탕으로 한 적극적인 대화를 약속했고, 중재에 나섰던 서울시와 강동구청 관계자도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지원을 다짐했다”고 말했다.
조합 역시 사태 해결 의지를 강조했다. 조합은 전날 "조합은 대위변제 대비를 위한 8000억 원 대출안은 더는 검토하지 않기로 했다"며 "많은 혼란을 드린 점 깊이 사과드리며 조합원 여러분의 넓은 이해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또 "조합은 시공사 교체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빠르게 시공사와의 협상 테이블에 앉아 공사 재개를 앞당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지난 17일 김현철 전 조합장은 돌연 사퇴 의사를 밝혔다. 김 전 조합장은 "조합원의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저의 역량에 한계를 느낀다"며 사퇴했다. 다음 달 23일 만료되는 사업비 7000억 원 연장 문제와 시공사업단과의 갈등이 계속되자 조합장직을 내려놓은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다만 사태 해결을 속단하긴 이르다. 비상대책위원회 성격인 '둔촌주공 정상화위원회'는 조합 집행부 전원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조합장만 사퇴했을 뿐 집행부는 그대로인 만큼 새 집행부를 꾸려 공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