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긴축에 코스피가 17일 장중 2400선마저 붕괴했지만, 반대매매 규모는 올해 들어 최대치를 기록했다. 폭락장에도 추세적 반등을 기대하고 돈을 빌려 시장에 뛰어든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반대매매 금액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반대매매 금액은 315억55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들어 최대 규모다.
반대매매 비중도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같은 날 전체 미수거래 금액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13.1%로 지난 13일(6.7%)과 비교했을 때 2거래일 만에 2배가량 증가했다. 이는 최근 1년 이내로 범위를 넓혀도 최대 수치다. 13일 하루 만에 코스피가 3.52% 급락하는 등 '블랙먼데이'를 맞으면서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반대매매는 외상으로 주식을 샀는데, 약속한 만기 내에 갚지 못한 경우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처분하는 것을 의미한다. 일정 기간 내에 미리 설정한 담보유지비율에 못 미치면 처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미수거래는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고 3일 내로 대금을 갚는 초단기 외상이다.
같은 날 위탁매매 미수금은 3032억4700만 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630억 원 가량 증가했다. 위탁매매 미수금 역시 6월 들어 꾸준히 증가세로 지난달 31일(1841억5200만 원)보다 2배 가량 뛰었다.
최근 코스피가 약세장임에도 반대매매와 미수거래 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은 기술적 반등을 기대한 개인들이 뛰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이달에 이어 오는 7월에도 같은 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예고하면서 향후 반대매매 금액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통상 증권사가 반대매매를 할 경우 개장 직후 하한가로 주식을 매매하기 때문에 주가에도 악영향을 불러올 수 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오늘 밤 미국 '쿼드러플 위칭데이(네 마녀의 날, 선물·옵션 만기가 겹치는 날)'가 지나면 안도 랠리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런 때는 하락률과 상승률에도 민감하고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장기 박스권 장세로 갈 수 있다. 갖고 있는 주식은 보유하고, 실적이 잘 나오는 실적주 중심으로 매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