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가계대출이 연이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000억 원이 줄어든 데 이어 1월 4000억 원이 감소했다. 반면 기업대출은 대폭 증가해 금리 인상기 부실 위험에 대한 경고도 이어졌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022년 1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 기타대출은 2조6000억 원 줄었다. 관련 통계 속보치 작성을 시작한 2004년 1월 이후 두 번째 큰 폭으로 감소했다. 역대 최소치는 3조2000억 원이 줄었던 2009년 1월이다.
황영웅 한국은행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기타대출 감소는) 대출금리 상승, 은행권의 신용대출 관리 지속,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의 영향"이라며 "명절 및 성과 상여금 유입 등 계절적 요인도 상당 부분 작용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감독원 통계 등을 통해 봤을 때, 은행과 비은행 모두 1월 중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라며 "은행 쪽에서의 자금 대출 축소가 비은행 쪽으로 전가된듯한 풍선효과는 현재 낮을 것"이라 덧붙였다.
반면 은행 기업대출은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1월 중 기업대출은 13조3000억 원 증가했다. 이전 최대치는 10조9000억 원이 늘었던 2014년 1월이다.
특히 중소기업대출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개인사업자대출을 포함한 중소기업대출은 9조2000억 원 늘었다. 2009년 6월 통계 속보치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이다. 한은은 코로나 19 금융지원이 지속되는 가운데 시설자금 및 부가가치세 납부 수요가 배경이라 풀이했다.
대기업대출도 연말 일시상환분 재취급 등으로 4조 원 늘었다. 지난달 1조7000억 원 줄었던 것에서 증가세로 전환했다.
황 차장은 "코로나 19 금융지원이 지속되는 가운데 일부 업종에서 업황이 개선되면서 기업대출이 증가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중"이라며 "대내외 변수가 급변동하는 시점인 만큼 금리 인상에 따른 부실 위험이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책당국에서 현재 대출에 대한 완만한 관리를 지속해서 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부분도 고려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고채금리는 지난달 말 1.80%에서 1월 말 2.19%를 기록, 큰 폭으로 상승했다. 미국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가속 움직임, 추경 논의 등이 배경으로 꼽혔다.
코스피는 12월 말 2978에서 1월 말 2663으로 소폭 하락했다. 2월 9일 기준 2769를 기록 중이다. 주요국 주가 하락, 우크라이나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큰 폭 하락했다가 1월 하순 이후 양호한 기업실적 전망이 반영되며 반등했다.
1월 중 은행 수신은 감소로 전환했다. 12월 22조8000억 원 늘었지만 1월 17조1000억 원 줄었다. 수시입출식예금이 31조 원 줄어든 여파다. 한은은 부가가치세 납부, 상여금 지급 관련 기업자금 인출 등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기예금은 9조7000억 원 늘었다. 규제비율 관리 등을 위한 예금 유치 노력, 예금금리 상승 등으로 증가 폭이 확대됐다. LG에너지솔루션 등 기업공개를 통해 조달한 자금 일부가 예치된 영향도 작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