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3기 신도시'는 크게 줄어
하남 1572건→1244건 21% 뚝
과천·시흥도 13%·10%씩 빠져
서울 접근성 좋아 실수요자 관심
전셋값 상승세 경기 평균 웃돌아
3기 신도시 예정지역 전세 수요가 올해도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전셋값 급등과 대출규제 여파로 전국 아파트 전세 거래가 끊기다시피 하지만, 3기 신도시 예정지는 무풍지대인 셈이다.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되는 데다 서울 전셋값이 치솟자 무주택자들이 일찌감치 3기 신도시로 눈을 돌려 전입하려는 수요가 꾸준해서다.
9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경기 하남시 전·월세 매물건수는 총 1244건으로 1년 전(1572건)보다 20.9% 줄었다. 같은 기간 과천시는 885건에서 770건으로 13% 감소했고, 시흥시 역시 1689건에서 1522건으로 9.9% 줄었다. 반면 경기지역 전체 매물건수는 지난해 2월 9일 3만4331건에서 이날 기준 4만2817건으로 24.7% 늘었다.
이렇듯 최근 전국적으로 전세 공급량은 작년보다 더 늘어난 반면, 3기 신도시 예정지역은 오히려 전세 매물이 대폭 줄었다. 수도권 전역은 전세 수요보다 공급이 더 많은 시장 상황이 지속되고 있지만 3기 신도시 예정지역은 수요가 더 많아 매물이 지난해보다 줄어든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28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수급동향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전세수급 지수는 93.1로 집계됐다. 이 지수는 부동산원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이다. 이 지수가 기준선(100) 아래로 떨어지면 전세 공급이 수요보다 더 많음을 뜻한다.
3기 신도시 청약 자격을 얻으려면 해당지역 내 최소 의무거주 기간인 2년을 채워야 한다. 3기 신도시 본청약은 내년 이후부터 차례대로 진행되므로 당장 해당지역에 거주해야 하는 셈이다. 특히 하남과 과천은 서울 접근성이 좋아 3기 신도시에서도 인기 지역으로 꼽히는 만큼 전세 수요도 더 많은 것으로 해석된다.
3기 신도시 예정지역의 전셋값 상승세도 경기지역 평균을 웃돈다. KB국민은행이 지난달 28일 발표한 경기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0.02%로 전주 대비 0.01%포인트(P) 오르는 데 그쳤다. 반면 하남시는 전주 대비 0.03%P 상승한 0.03%로 집계됐다. 시흥시는 지난주보다 0.10%P나 오른 0.16%를 기록했다. 이 밖에 남양주시는 지난주와 같이 0.05% 올랐고 부천시는 전주 대비 0.07%포인트 오른 0.1%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아울러 서울에 살던 세입자가 3기 신도시 예정지역으로 이주한 것도 영향을 줬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치솟고 전세 물건이 자취를 감추자 서울과 가까운 곳으로 주거지를 옮겨간 실수요자가 급증한 것이다. 지난주 기준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22.6으로 기준(100)보다 높다. 이 수치가 기준보다 크면 공급보다 수요가 많다는 뜻으로 서울 아파트 시장에 전세 물량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경기·인천으로 전입한 인구는 40만6975명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 경기도로 전입한 인구가 전체의 90% 수준인 36만2116명에 달한다. 또 지난해 이동한 사람의 약 38%는 주택 문제 때문에 주거지를 옮겼다고 응답했다.
전세 수요가 늘면서 3기 신도시 예정지역 아파트 전셋값도 상승세다. 하남시 망월동 ‘미사강변 골든센트로’ 전용면적 74㎡형 전세 보증금 호가는 7억 원이다. 지난해 12월 실거래가 6억5000만 원보다 5000만 원 비싸다. 가장 저렴한 전세 매물 호가도 6억7000만 원으로 직전 실거래가보다 2000만 원 더 올랐다. 과천시 별양동 ‘주공5단지’ 전용 103㎡형 전세 보증금 호가는 8억 원에 달한다. 지난달 최고 실거래가 7억5000만 원보다 5000만 원 오른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