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집값 상승을 견인한 30대의 서울 아파트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 매수가 급감했다. 30대의 서울 아파트 매수 비중은 지난해 11월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달과 이달에도 정부의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 여파로 거래량이 줄어든 만큼 젊은 층의 영끌 매수에도 제동이 걸린 것으로 보인다.
2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30대 서울 아파트 매입비중은 33.0%(760건)로 전월 대비 1%포인트(p) 감소했다. 지난해 9월과 비교하면 5.8%p(745건) 급감했다. 정부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금리 인상이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친 시점도 9월부터였다.
2030세대로 범위를 넓혀도 젊은 층의 매수 비중 감소는 확연하다. 전체 아파트 매수건수 가운데 2030의 매입비중은 지난해 9월 44.1%에 달했지만 11월에는 39.9%를 기록해 ‘40%’ 밑으로 주저앉았다. 이 비율이 40% 이하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4월(39.3%) 이후 7개월 만이다.
2020년부터 서울을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폭등하자 30대 이하 젊은 층은 내 집 마련을 위해 공격적으로 아파트 매입에 나섰다. 중·장년층보다 경제 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만큼 소득 대비 더 많은 대출을 일으켜 노원·도봉·강북구(노도강) 지역 아파트를 사들였다.
하지만 정부가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시행하고 금리 인상도 시작돼 젊은 층의 영끌 매수가 줄었다. 이는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노도강 집값 상승폭 둔화로 확인된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주택가격 상승률은 도봉구 0.32%, 강북구 0.19%에 그쳤다. 노원구(1.18%)를 제외하면 서울 평균(0.73%)에도 못 미치는 상승폭을 기록한 것이다. 반면 강남구는 1.24%, 서초구는 1.25% 급등했다.
이런 흐름은 새해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연초 금리 인상이 추가로 단행된 데 이어 시중은행 역시 대출규제 기조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기준금리 인상과 차주별 DSR 규제, 금융권의 우대금리 축소 움직임 등이 맞물리며 부동산 구매심리가 더 움츠러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