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이후 30·40대 성별 임금 격차가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도·소매업 부진으로 남성 임금 증가율이 정체된 데 따른 ‘하향 평준화’다.
이투데이가 20일 통계청의 2021년 경제활동인구조사(8월 근로형태별)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30·40대 임금근로자의 성별 임금 격차는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 1.43배에서 지난해 1.39배로 축소됐다. 임금은 조사시점 기준 최근 3개월간 월평균 급여(세전)다.
임금 격차 축소의 배경은 남성의 임금 증가율 정체다. 여성 임금은 2년간 12.1% 올랐지만, 남성 임금은 4.0% 증가에 그쳤다.
남녀 임금근로자를 소득분위별(5분위)로 나눠서 보면, 남녀 모두 1분위(하위 20%)에선 유의미한 임금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다. 1분위에는 임금이 없는 무급가족종사자와 휴직·휴가자 등이 포함돼 있어서다. 남자는 1분위 평균 임금이 2019년과 지난해 모두 0원이었다.
성별에 따른 임금 변화 차이는 2분위(하위 20~40%)부터 발생했다. 여성 2분위는 지난해 임금이 평균 134만 원으로 2019년 대비 16.5% 늘었다. 남성은 186만 원으로 증가율(8.8%)이 여성의 절반보다 조금 높았다. 3분위에선 차이가 더 벌어졌다. 여성 3분위는 평균 임금이 220만 원으로 2년 전보다 17.0% 급증했으나, 남성 3분위는 288만 원으로 4.3% 느는 데 그쳤다.
따라서 중간 임금계층에 해당하는 2~3분위의 성별 임금 격차는 각각 1.49배에서 1.39배로, 1.47배에서 1.31배로 좁혀졌다. 통계청 관계자는 “30·40대에선 남녀 고용률 차이가 커 직접 비교는 어렵다”면서도 “산업구조 개편으로 여성은 돌봄·사회서비스 쪽 취업자가 늘고, 남성은 도·소매업 쪽 취업자가 줄었다. 결과적으론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한 산업구조 개편이 여성 고용여건에 보다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런 차이는 고소득층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지난해 여성 4~5분위 평균 임금은 2019년 대비 각각 4.8%, 4.7% 늘었지만, 남성 4~5분위에선 각각 0.8%, 2.7% 증가에 그쳤다. 따라서 해당 분위에서 성별 임금 격차는 각각 1.47배에서 1.40배로, 1.37배에서 1.22배로 축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