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추이가 심상치 않다.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강한 델타형(인도형) 변이 바이러스의 우점화(우세변이화)로 전국적으로 확진환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확산세가 앞으로 2~3주간은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며, 전국적인 방역조치 강화를 제언했다.
신상엽 한국의학연구소 학술위원장(감염내과 전문의)은 21일 이투데이와 전화인터뷰에서 “유행이 확산할지 통제될지 예측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가 주말 이동량인데,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격상 직전과 비교해 수도권 이동량은 줄었지만, 비수도권은 오히려 늘었다”며 “이동량이 변화하면 1~2주 뒤 확진자 수도 변화하는데, 이주부터 수도권의 거리두기 강화 효과로 확산세가 통제돼도 비수도권은 이동량 증가 효과로 확산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전주 대비 수도권 주말 이동량은 지난달 26~27일(-1.2%) 이후 4주 연속으로 감소했지만, 비수도권은 이달 10~11일 4.3%, 직전 주말인 17~18일 0.9% 각각 증가했다. 이는 거리두기 단계 차등에 따른 일종의 풍선효과다. 4단계가 적용되는 수도권의 모임·여행 수요가 여름휴가 수요와 맞물리면서 상대적으로 거리두기 단계가 낮은 비수도권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풍선효과에 따른 비수도권 확진자 증가는 수도권 확산세 통제에도 장애물이다. 신 위원장은 “비수도권에 대해 이주부터 사적모임 허용인원을 4명으로 일괄 제한하고, 일부 지역에서 거리두기를 4단계로 강화했는데, 그 효과는 1~2주 뒤에나 나타날 것”이라며 “수도권에선 확진자 증가가 억제된다고 해도 비수도권 확진자의 수도권 이동으로 언제든 확진자가 다시 불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내일 청해부대 확진자가 더해지면 총 확진자는 2000명을 넘을 수 있다”며 “8월 초까지 급격한 확진자 감소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앞으로 며칠이 향후 2~3주의 갈림길이 될 것 같다. 수도권 4단계 격상이 이주에 효과를 내면 그나마 다행일 것”이라며 “그런데도 델타 변이 등의 영향이 커서 유행이 통제되지 않는다면, 기존 거리두기 조치에 플러스 알파(α)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보다 강력한 방역조치가 필요하단 지적도 나온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개편된 거리두기는 4단계의 유흥시설 집합금지를 제외하고 개인 간 접촉을 차단하고나 다중이용시설 이용을 제한할 강력한 조치가 없다”며 “‘주말까지 보겠다’, ‘2주 연장하고 효과를 보겠다’고 해봐야 국민은 더는 정부의 말을 듣지 않을 것이다. 이런 식으론 확진자 감소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유럽 국가들이나 호주처럼 셧다운(봉쇄)하고, 필수요원 외 외출을 제한해야 한다”며 “그로 인한 손실은 정부가 보상하고, 그렇게 확실하게 안 하면 이 기세를 꺾기 힘들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