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여파, 외국인 국내주식 83.6억달러 매도 코로나19 발발직후인 작년 3월이후 최대폭
경상수지 흑자폭이 100억달러를 넘기며 5월 기준으로는 역대최고치를 경신했다. 수출호조로 상품수지가 흑자행진을 이어간 가운데 해외에서의 배당수입 증가와 운임지수 상승에 따른 해운화물운송수입 증가로 본원소득수지와 운송수지가 각각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흑자폭도 350억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한은 전망치 330억달러를 훌쩍 웃돈 것이다. 이에 따라 올 연간 전망치 700억달러도 넘길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발 직후인 작년 3월 이후 최대폭을 경신했다. 공매도 재개와 함께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매도에 나섰기 때문이란 관측이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5월 국제수지 잠정’ 자료에 따르면 5월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107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한은이 관련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80년 이래 5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폭이다. 직전 최대치는 2016년 기록한 104억9000만달러였다. 흑자행진도 13개월로 연장됐다.
올들어 5월까지 경상수지 흑자폭은 354억9000만달러에 달했다. 이는 작년 같은기간 흑자폭 118억7000만달러를 크게 웃돈 것이며, 한은 전망치 330억달러보다도 많은 것이다.
통관기준으로 보면 수출은 45.6% 늘어난 507억5000만달러를 보였다. 화공품(58.8%), 반도체(23.7%), 석유제품(160.2%) 등 대부분 품목에서 증가했다. 수입은 37.9% 확대된 478억1000만달러를 나타냈다. 원자재(61.2%), 자본재(19.1%), 소비재(29.2%) 모두 늘었다.
수출은 세계경제 회복세 강화에, 수입은 원자재값 상승과 설비투자 회복, 승용차 등 내구재 소비확대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게 한은측 설명이다.
서비스수지 적자규모는 전년동월 6억5000만달러에서 5억6000만달러로 축소됐다. 여행수지 적자폭은 전년동월 1억4000만달러에서 7억1000만달러로 확대됐다. 코로나19 완화에 따라 입출국자수가 늘고 있는데다, 해외에서도 활동이 증가하면서 해외유학생에 대한 자금 송금 등이 늘었기 때문이다.
반면, 운송수지 흑자폭은 11억9000만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직전 최대치는 2012년 4월 기록했던 11억6000만달러였다. 물동량이 증가한데다 선박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전년동월대비 284.4% 늘어나면서 운송수입이 전년동월 19억2000만달러에서 35억7000만달러로 급증한 때문이다.
국내기업들의 해외현지법인으로부터의 배당수입 증가로 본원소득수지 흑자폭도 54억9000만달러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직전 최고치는 2019년 12월 기록한 25억6440만달러였다. 이전소득수지는 5억4000만달러 적자를 보였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수출호조로 상품수지가 좋다. 여기에 배당수입이 늘면서 본원소득수지가 기여를 많이했다. 서비스수지는 적자를 보였지만 코로나19 개선 효과로 여행수지는 약간 악화한 반면, 운임단가와 물동량 증가로 운송수지가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5월까지 실적만으로도 한은의 상반기 전망치를 웃돌았다. 6월도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올 흑자규모도 당초 전망치 700억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최근 델타변이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있는 것은 하방리스크다. 지켜볼 필요는 있겠다”고 전망했다.
이중 증권투자부문을 보면, 내국인의 해외투자는 43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주식은 33억3000만달러를 기록해 1년9개월째 투자에 나섰고, 채권인 부채성증권도 10억5000만달러로 석달만에 증가전환했다.
반면,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15억달러 줄어 5개월만에 유출로 돌아섰다. 특히 주식에서는 83억6000만달러를 빼 역대최대로 자금을 빼갔던 작년 3월(106억2690만달러) 이래 최대치를 경신했다. 반면, 부채성증권은 68억6000만달러를 투자해 5개월째 매수했다.
박 국장은 “5월초 공매도 규제가 풀린데다, 미국에서 인플레 우려가 커지면서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대량 매도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성호 한은 금융통계부장도 “외국인 주식매도가 상당히 컸다. 삼성전자를 위주로 판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