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함과 통쾌함을 안기지만, 뒷맛은 왠지 모르게 불쾌하다. 억울한 피해자의 의뢰를 받아 복수를 완성하는 이야기를 그린 SBS 새 금토극 ‘모범택시’의 이야기다. 통쾌한 복수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을 주지만, 이 과정에서 잔혹한 폭행 장면이 여과없이 등장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시청률이 15%까지 치솟으며 쾌속 질주 중이나 이 인기가 달갑지만은 않다는 지적이다.
9일 첫 방송된 ‘모범택시’는 두 자릿수 시청률로 운행을 시작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모범택시’ 첫 회의 시청률은 8.7-10.7%를 기록했다. 전작 ‘펜트하우스2’의 첫 회 시청률과 비교하면 절반 정도이지만, 순조로운 시작을 알렸다. 이후 17일 방송된 4회는 15.6%까지 오르며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 중이다.
요즘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학폭’(학교 폭력)에 대한 처벌도 다뤄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4회 방송에서는 여고생을 성추행했다는 누명에서 벗어난 김도기(이제훈 분)가 학교폭력을 저지르는 일진들에게 반격을 가해 통쾌함을 선사했다.
문제는 범죄를 표현하는 데 있어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의 폭력성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것이다. 1화에서는 어린아이에게 참혹한 성범죄를 저지르고도 심신미약을 이유로 감형을 받은 희대의 성범죄자 조도철(조현우 분)과 지적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폭행, 감금, 노동착취 등 인권유린을 행한 ‘젓갈 공장 노예사건’이 그려졌다. 이 과정에서 지적 장애 여성을 성적으로 유린하고, 감금과 폭행 등의 장면이 적나라하게 묘사됐다. 19금 관람가라고 해도 지나치게 잔혹했다는 의견이 잇따랐다.
‘모범택시’의 인기는 시청자들의 대리만족과 쾌감에서 비롯된다.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과 신안군 염전 섬 노예 사건 등 실제 있었던 일들을 모티브로 해 피해자들의 억울한 사연에 시청자들의 감정이입을 불러일으킨다. 여기에 현존하는 강력범죄 처벌 제도에 분노하는 국민의 분노를 반영, 강력한 응징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단숨에 시청자들을 몰입시키는 흡인력 있는 전개, 다채로운 캐릭터들이 만나 순항 중인 ‘모범택시’. 실제 사건을 작품에 차용한 만큼 수위 조절을 통해 범죄 표현을 어떻게 표현할 지가 앞으로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