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130원대 초반까지 떨어지며 1년7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위안화 강세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미국 경기부양책 합의 기대감과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감도 확산했기 때문이다. 수급적으로도 결제(달러매수)는 미루는 분위기인 반면, 이월네고(달러매도)는 급한 모습이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의 위안화 강세와 달러화 약세에 편승해 원·달러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소 급하게 내리고 있어 속도조절 가능성은 있겠지만 하락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봤다. 1130원이 무너질 경우 1125원 내지 1120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1138.3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개장가가 장중 최고가였다. 장중 변동폭은 7.2원으로 7일(7.8원) 이래 2주일만에 가장 컸다.
역외환율은 사흘째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39.0/1139.5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0.35원 내렸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위안화 강세가 주도했다. 픽싱도 낮았고, 6.67위안이 깨지면서 6.63위안까지 떨어졌다. 수급적으로도 사야할 결제 손님들은 문의전화만 있을뿐 미루는 분위기였고, 마음 급한 이월네고만 나왔다. 주식도 나쁘지 않았다”며 “유로화도 이틀동안 원빅 가량 빠질 정도로 글로벌 달러가 약세흐름이다. 원화도 이에 편승해 내달린 모습”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1130원이면 최근 4~5년 평균환율 레벨까지 다 내려온 것이다. 일각에서는 1100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지만 현 시점에서는 속도조절을 하지 않을까 싶다. 일단 1130원이 깨지면 다음 저지선은 1125원 내지 1120원까지 열려있다고 봐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중국장과 중국 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부문은 애초부터 반영돼 왔다. 오늘은 미국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많이 반영된 것 같다. 또 여기저기서 간헐적으로 코로나 치료제 관련 뉴스들이 나오고 있는 점도 원·달러 환율 하락을 견인한 요인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135원이 빨리 깨졌다. 이런 추세라면 1130원도 깨질 것 같다. 이후 저항선은 1125원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0.26엔(0.25%) 하락한 105.23엔을, 유로·달러는 0.0034달러(0.29%) 상승한 1.1857달러를 기록 중이다.
역외 달러·위안(CNH)은 0.0294위안(0.44%) 떨어진 6.6345위안을 보이고 있다. 이는 2018년 7월9일 6.6180위안(종가기준) 이후 2년3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오전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위안화 환율을 전일대비 0.0149위안(0.22%) 내린 6.6781위안에 고시했다. 이는 5거래일 연속 하락세로 2018년 7월16일 6.6758위안 이후 2년3개월만에 최저치(절상)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12.45포인트(0.53%) 오른 2370.86을 기록했다. 이는 사흘째 오름세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74억8000만원어치를 매수했다. 이 또한 사흘연속 순매수를 이어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