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1130원대에 안착하며 1년반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밤사이 역외환율이 하락한데다 위안화가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수급적으로도 역외에서 달러매도가 계속되고 있는데다, 그간 주저했던 국내업체들도 네고(달러매도) 물량을 쏟아냈다. 반면, 하단을 지지할 결제물량은 거의 없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위안화 강세에 우호적인 여건이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도 하락흐름을 계속할 것으로 봤다. 다만 미국 대선이 다가오고 있는데다, 레벨부담과 함께 외환당국 개입 경계감도 있어 하락 속도는 잦아질 것이란 관측이다. 이번주 원·달러는 1135원 하향 시도를 할 것으로 봤다.
1140.5원에 출발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141.5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장중 변동폭은 3.3원에 그쳐 사흘연속 3원대 움직임에 그쳤다.
역외환율은 이틀째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40.8/1141.3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1.1원 내렸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미 대선을 앞두고 변동성이 커지면서 달러화 강세 가능성도 점쳐졌지만 현재는 주가 되든 달러화 약세에 베팅하는 양상이다. 위안화가 계속 내달리면서 원·달러 환율도 1130원대에 안착했다. 역외는 2주 연속 매도세를 보였고, 주저하던 국내 업체들도 네고 물량을 쏟아냈다 반면 결제물량은 생각보다 나오지 않았다. 이에 따라 환율은 장중 주식 움직임과도 상관없는 흐름을 보였다”고 전했다.
그는 또 “주식시장도 대강 조정이 끝난 것 같다. 이번주 원·달러는 1130원대 중반 아래까지도 열어놔야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원화도 강세를 보였다. 장막판엔 위안화가 낙폭을 줄였고, 레벨부담감도 있어 1140원 부근까지 낙폭을 줄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위안화 강세가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중국 지표가 좋은데다 자본유입도 있다. 바이든 당선과 백신 개발 기대 등 여러 재료들이 위안화 강세에 우호적”이라며 “다만 미 대선 이벤트 불확실성과 레벨부담, 당국 경계감은 커 원·달러가 하락하더라도 속도조절은 있을 것이다. 이번주 원·달러는 1135원 정도까지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 환율은 0.08엔(0.08%) 오른 105.50엔을, 유로·달러는 0.0005달러(0.04%) 상승한 1.1774달러를 기록 중이다.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69위안(0.10%) 떨어진 6.6724위안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2018년 7월10일(6.6393위안, 종가기준) 이후 2년3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오전 위안화 고시환율을 전일대비 0.0080위안(0.12%) 내린 6.6930위안에 고시했다. 이는 2019년 4월18일 6.6911위안 이후 1년6개월만에 최저치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11.67포인트(0.50%) 상승한 2358.41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407억9800만원어치를 매수해 이틀연속 소폭이지만 순매수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