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사흘만에 상승했다. 장중 변동폭은 한달만에 최대치를 보였다.
글로벌 달러 약세로 하락했던 역외시장을 반영해 장초반 1180원을 밑돌며 6개월반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외국인이 코스피시장에서 역대급 매도에 나선데다, 숏커버물량까지 나오면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외국인 주식 매도세 힘이 컸다고 평가했다. 1184원 이후로는 숏커버도 더해졌다고 덧붙였다. 원·달러 환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가운데 추가 하락내지 추가 상승 모멘텀이 부재하다고 평가했다. 중공업체 조선 수주 등 큰 오퍼(달러 팔자) 물량이 부재한 가운데 특별한 이슈가 없는 한 원·달러는 9월에도 1180원대 초반에서 1190원대 초반 사이를 오갈 것이란 관측이다.
장 막판엔 1187.9원까지 올랐다. 장중 변동폭은 8.8원으로 지난달 28일 기록한 10.6원 이후 가장 컸다.
역외환율은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80.4/1181.0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3.6원 내렸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ND(역외)에서 낮게 거래됐었다. 엔화가 강세를 보였고, 유로화도 1.19달러를 돌파하는 등 달러화대비 주요통화가 강했다. 반면 원화는 다른 통화대비 강세를 기록하지 못했다. 1180원대가 레인지 하단으로 인식된 가운데 지지됐고, 주식도 장중 외국인 대량매도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1182원에서 1184원 사이에서 네고물량을 받아내다 이후 숏커버가 나왔다. 반면, 올라도 1190원대까지는 오르지 못했다. 지루한 장이 이어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8월엔 수급이 얼어붙었다. 내일 수출입 지표가 나오겠지만 여전히 기대할게 없는 상황이다. 수급상 조산사나 외국인 주식매수 등 큰 물량이 없다. 위안화가 6.85위안을 기록 중이지만 원화가 따라가지 못하는 것도 이같은 오퍼가 없기 때문”이라며 “연준이 AIT(평균인틀레이션타게팅)을 선언했다. 결국 디플레를 가장 큰 위협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이런 방침이 글로벌 리스크온과 글로벌 달러 약세 재료로 작용하고 있다. 원화도 큰 틀에서 달러 약세를 따라가는게 맞지만 9월도 레인지 장으로 보인다. 펀더멘털이나 매크로쪽에 변화가 없는 한 원화가 1170원 내지 1160원대 강세를 보일 일이 없다. 당분간 롱플레이가 심리적으로 편해 보인다”고 예측했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외국인 주식 매도세 힘이 컸다. 원·달러도 1180원이 강한 하단이었다. 결제수요로 지지된 후 원·달러가 1184원을 뚫고 상승세를 보이자 손절물량까지 겹쳤다. 글로벌 달러도 강세로 돌아섰다”며 “간만에 장이 움직였지만 시원히 가는 흐름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하단은 지지되는 것 같은데 1190원대로도 잘 가지 않는 분위기다. 1180원대 박스권에서 왔다갔다할 것 같다. 증시가 조정을 크게 받는다면 원·달러가 확 오를 수 있겠지만, 오늘 외인의 코스피 대량매도를 개인이 받았다는 점에서 그럴 것 같지 않다. 9월도 별다른게 없다면 1180원대 초반에서 1190원대 초반 사이에서 등락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0.27엔(0.26%) 오른 105.61엔을, 유로·달러는 0.0005달러(0.04%) 내린 1.1900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39위안(0.05%) 떨어진 6.8546위안을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27.63포인트(1.17%) 급락한 2326.17을 기록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1조6256억7900만원어치를 매도했다. 이는 역대 최대 순매도 기록으로 직전 최대 순매도는 3월9일 기록한 1조3125억700만원어치였다. 반면, 개인은 1조5671억8400만원어치를 순매수해 외인 매도를 고스란히 받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