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이틀째 하락하며 5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데다, 위험선호 현상에 주식시장이 랠리를 펼친 때문이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5거래일만에 매수에 나섰다. 코스피는 2340포인트를 넘어서며 1년11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장중엔 하단이 지지되는 모습을 보였다. 위안화 강세가 주춤한데다 추가 모멘텀이 부재했기 때문이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역외(ND)시장에서 1180원대 후반 지지선이 붕괴되면서 낙폭을 키웠다고 전했다. 다만 전반적으로는 좁은 레인지장을 이어갔다고 봤다. 이틀사이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졌다는 점에서 속도조절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주말로 예정된 미국 비농업부문 고용지표가 주목되는 가운데 결과가 부진할 경우 원·달러 환율은 1180원 하향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1185.4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1186.4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장중 변동폭은 3.4원에 그쳤다.
역외환율은 사흘째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86.4/1186.7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2.15원 내렸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좁은 레인지장이었다. 역외시장에서 1188원과 1189원의 80원대 후반 지지선이 붕괴되면서 시작부터 많이 내렸다. 다만, 글로벌 달러약세 기조 외에 추가적인 재료가 없어 원·달러가 더 내려가긴 역부족이었다. 1184원대에서는 결제수요와 실수요성 매수세가 나오며 장이 지지됐다”며 “그렇다고 원·달러가 크게 오르기도 어려웠다. 주식이 좋았고 외국인도 주식시장에서 오늘을 기점으로 매수로 돌아섰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최근 화두는 유로존과 미국 중 어디쪽 경기개선이 빠를 것이냐다. 유럽은 경제회복기금 합의가 있었던 반면, 미국은 지지부진한 흐름이다. 이에 따라 고용지표가 중요하게 됐다”며 “주말 나올 미국 비농업부문 고용이 안좋게 나온다면 원·달러는 1180원 하단을 테스트할 것이다. 통상 미 경제지표가 안좋을 경우 원·달러는 오르는 경향이 있었지만 이번엔 반대 양상일 듯 하다”고 덧붙였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원·달러가 많이 빠졌다. 우선 장중 추가로 고점을 높인 유로화로 인해 전방위적으로 약달러가 심화했다. 여기에 위험자산 선호현상에 주가가 상승했고, 외국인도 주식시장에서 매수에 나섰다”며 “위안화가 다른 통화대비 강세가 제한됐다. 이에 따라 원·달러도 1180원대 초중반에선 지지력을 보인 듯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워낙 거침이 없는 분위기이긴 하나 유로화는 부담스런 레벨이 됐다. 위안화도 하락이 제한되는 모습이다. 휴가철이라 달러 공급도 많지 않다”며 “원·달러도 속도조절에 나설 듯 싶다. 다만 1180원 하향돌파를 테스트해보는 국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0.11엔(0.10%) 떨어진 105.48엔을, 유로·달러는 0.0024달러(0.20%) 오른 1.1887달러를 기록 중이다.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29위안(0.04%) 내린 6.9411위안을 보이고 있다. 장중에는 6.9318위안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30.75포인트(1.33%) 급등한 2342.61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18년 9월28일 2343.07 이후 최고치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1672억3600만원어치를 매수해 5거래일만에 순매수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