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10원 넘게 급등하며 1230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21대 국회의원 선거(총선)로 휴장한 사이 미국 경제지표가 크게 부진했던데다, 국제유가도 20달러를 밑돈 것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 미국 3월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8.7% 감소해 미 상무부가 관련지표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2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3월 산업생산도 5.4% 줄어 2차 대전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제조업 경기지표인 엠파이어스테이트지수 역시 4월 기준 마이너스(-)78.2를 보여 1930년 대공황 당시보다 더 나빴다.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확산하며 주식시장도 급락세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30거래일째 매도 중이다.
수급적으로는 삼성전자 등 주요기업들의 배당이 예정되면서 역송금에 따른 달러 매수수요가 우위다. 반면, 외환당국은 알게 모르게 상단을 저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역외환율은 사흘째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223.4/1223.7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7.4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ND(역외)에서 오른 레벨 수준이다. 미국에서 소비와 생산, 어닝 등 경제지표가 다 않좋았던데다, 유가도 20달러를 밑돌았다. 삼성전자 등 주요기업들의 배당도 예정돼 있어 환전수요에 따른 매수세도 훨씬 강해 보인다”며 “다만 외환당국이 알게모르게 상단을 저지하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원·달러 환율은 1210원에서 1230원 레인지에 있다고 본다. 오늘은 1225원에서 1230원 사이를 오갈 것으로 예상한다. 일시적으로 1230원을 돌파하더라도 원·달러환율이 1250원 1260원 1270원 등 오를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며 “일단 레인지 상단에 있고, 레인지는 고착화할 듯 싶다”고 예측했다.
같은 시각 달러·엔은 0.26엔(0.24%) 오른 107.68엔을, 유로·달러는 0.0019달러(0.17%) 내린 1.0893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63위안(0.08%) 상승한 7.0769위안을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23.96포인트(1.29%) 급락한 1833.12에 거래되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314억1200만원어치를 매도해 30거래일째 매도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