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사흘째 폭등 '패닉'...증시는 '선방'

입력 2008-10-07 14:42 수정 2008-10-07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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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중 1350원 돌파...금융위기 불안감 확산

세계 금융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우리나라 금융시장이 좀처럼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사흘째 폭등세를 이어가며 장중 1350원선을 돌파했고 주식시장도 연일 폭락장을 연출하며 대혼란을 겪고 있다.

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오후 2시30분 현재 전일보다 달러당 63.5원 폭등한 1332.5원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사흘동안 150원 가까이 폭등하면서 외환시장은 말 그대로 '패닉(공황)' 상태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61.1원 폭등한 1330.10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매수세가 폭주하면서 장중 1350원까지 돌파했다가 정부의 매도개입으로 추정되는 물량이 대거 들어오면서 한때 1320원선까지 밀리기도 했다.

코스피지수는 미국과 유럽 증시 하락의 여파로 전일보다 17.38포인트 하락한 1340.92로 출발했다가 30포인트 가까이 하락하면서 장중 한때 133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금융당국의 증시안정화 대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전일보다 11p 상승 반전하면서 비교적 '선방'하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9.38포인트 하락한 397.01로 출발해 장중 390선까지 무너지면서 오전중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채권시장도 환율 폭등과 증시불안의 영향으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11%포인트 내린 연 5.68%로 하락 반전했으며, 3년 및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연 5.66%와 연 5.77%로 각각 0.11%포인트 하락했다.

금융시장이 이처럼 요동치고 있는 것은 세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가시질 않으면서 불안감이 더욱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발 금융위기가 유럽과 아시아 등 세계금융시장 전반에 걸쳐 확산되면서 실물 경제까지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는 형국이다.

금융시장이 극도의 불안상태를 보이자 정부는 '비상 상태'에 들어갔다. 이명박 대통령은 매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금융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고 있으며, 이른바 '컨틴전시 플랜'(비상 계획)도 이미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창용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도 이날 은행회관에서 열린 애널리스트와의 간담회를 마친뒤 기자회견을 통해 "조만간 주식시장 안정화대책 몇 가지를 검토해 발표하겠다"며 "해외증시가 급락했지만 국내 증시는 선방하고 있어 정부가 인센티브를 제공하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제윤 기획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도 "최근 외채는 선물환 등 미래수익에 기반한 일시적인 차입 성격으로 외환위기시 경상수지적자보전용 외채와는 구별된다"고 강조했다.

즉 전세계 금융시장이 어려운 상황인 것은 사실이나 외환위기 등 지나친 비관은 금물이라는 게 정부측의 입장이다. 지나친 비관은 자칫 우리 경제를 더욱 깊은 수렁으로 몰아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시장의 한 관계자도 "일각에서 외환위기를 거론하는 이들이 있지만 지금 우리의 상황은 금융위기의 발원지인 미국이나 유럽과는 전혀 다르다"며 "지나친 비관이나 위기감이 오히려 화를 불러 올 수 있다"고 경계했다.

하지만 외환시장의 불안감은 좀처럼 가시질 않고 있는 게 사실이다. 특히 현 정부 출범 초기 수출업체 지원을 위해 고환율 정책을 고수해 경제팀에 대한 불신이 짙게 깔려 있는 게 사실이다.

외환시장의 한 전문가는 "현재 외환시장의 불안은 다양한 요인이 복합된 것이지만 무엇보다도 세계 경제 흐름에 역행하면서 고환율 정책을 무리하게 강행한 현 정부 경제팀에 대한 불신이 크기 때문"이라며 "거시경제 기조를 손바닥 뒤집듯 바꾸는 한 금융시장의 안정은 요원하다"고 비판했다.

따라서 현재의 금융시장 불안을 잠재우고 세계금융위기 파고에 대응하려면 어떤 경제정책에 앞서 경제팀의 신뢰 회복이 우선이라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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