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 항공업계가 급격히 둔화된 가운데, 이런 불경기 속에서 살아남는 항공사가 항공시장 재편의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 제시됐다.
26일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와 같은 매출 타격 시 항공사가 보유 현금으로 높은 고정비를 커버하며 버틸 수 있는 기간은 그리 길지 않다”며 “결국 매크로 쇼크는 공급 과잉 산업의 구조적 재편을 가속화한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라고 말했다.
방 연구원은 “항공은 영업비용 가운데 고정비 비중이 35~40% 수준으로 상당히 높은 산업”이라며 “보유 현금성 자산과 현금 유출액을 감안할 때 매출 타격이 80% 이상이라면 대부분의 항공사가 상반기 내 현금 소진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은 2001년 9ㆍ11 테러 직후 항공사들에 150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을 지원한 바 있다”며 “매크로 쇼크가 촉진한 시장 재편 이후 ‘Big 4’는 견고한 펀더멘털을 확보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방 연구원은 “오는 하반기 11개사 체제가 되는 국내 항공 시장은 공급 과잉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며 “대부분의 국적 항공사들이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이전에 이미 3개 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던 상황임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영업현금흐름 창출력이 약한 기업은 공급 과잉 시장의 구조조정 압력에서 버틸 수 없을 것”이라며 “관건은 체질 개선에 필요한 시간과 자원이 투입될 기회를 얻느냐에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그동안 쌓아온 신용과 자산으로 생존에 성공하는 항공사는 시장 재편의 수혜를 얻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