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실의 계절 가을이 돌아왔다.
매년 그렇겠지만, 펀드 투자자들은 아침, 저녁 일교차가 커지고 산과 들판이 노랗게 물드는 것을 볼 때면, 배당주 펀드를 생각할 것이다.
게다가 올해와 같이 글로벌 금융위기로 국내 증시를 비롯한 전세계 증시가 휘청거릴 때는 배당주 펀드에 대한 간절함은 배가된다.
왜냐하면, 배당주 펀드는 주가지수 상승에 따른 수익과 더불어 배당 수익을 추가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배당주 펀드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배당수익이 높은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즉, 배당주 펀드는 예상한 배당수익률보다 투자 종목의 주가가 상승하면 해당 종목을 매도해 시세차익에 따른 자본이익을 얻고, 반면 투자 종목의 주가가 하락해 손실이 났을 경우에는 배당시점까지 보유해 배당수익으로 손실을 만회하는 전략으로 운용된다.
따라서 요즘과 같은 변동성이 심한 장세에서 배당주 펀드는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으며 수익률 방어력이 높을 수밖에 없다.
이것은 수익률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지난 1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설정액 50억원 이상 펀드 중 신한BNPP의 '프레스티지고배당주식1'의 1개월 수익률은 2.05%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0.15% 상승에 그쳤으며, 국내주식형펀드의 수익률 역시 0.75%에 머물렀다.
연초 대비해서도 우리CS의 '프런티어장기배당주식1'의 경우 -11.68%를 기록했지만, 코스피 지수는 -22.18%를 기록해 주가 하락기에 배당주 펀드가 얼마나 수익률 방어력이 뛰어난지 보여주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이 펀드의 경우 지수의 등락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적게 연동돼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물론 주식에 투자되는 만큼 리스크를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지만, 상대적으로 위험이 매우 낮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배당주 펀드의 가장 큰 메리트는 안정적이라는 데 있다.
즉, 주가는 변동적이어서 미래의 수익을 예측하기 힘들지만, 배당금은 고정적이어서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더군다나 최근과 같은 변동성 큰 장세에서 주가로 수익을 올리기 힘든 투자자들은 배당주 투자로 손실을 만회할 수 있는 것이다.
대신증권 김순영 펀드애널리스트는 "배당금은 고정적인 데 반해 주가는 변동적이기 때문에 배당수익률은 배당금뿐만 아니라 해당 시점의 주가에 의해서 영향을 받게 된다"며 "지금과 같이 주가가 낮은 수준인 경우 배당수익률은 오히려 높아지기 때문에 배당수익 역시 높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 배당주 펀드들의 특징은 대부분이 대형주와 가치주와 성장주에 고루 투자하는 혼합형의 성향을 띠고 있다는 점이다.
초기 출시됐던 배당주 펀드들이 주로 중소형 가치주에 투자했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그 이유는 지난 몇 년간 상승 흐름을 보이며 성장한 주식 시장에 있다.
김 펀드애널리스트는 "배당 수익보다는 적극적으로 투자 종목을 발굴해 자본이익을 이용, 수익 극대화하는 전략이
더 높은 수익을 투자자에게 안겨주었기 때문에 중소형 가치주에 투자하는 배당주 펀드에서 대형주 위주로 투자의 패턴이 넘어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같은 배당주 펀드라고 이름이 붙은 펀드라 하더라도 펀드간의 시가배당률과 수익률에 차이를 보이고 있어 꼼꼼히 살피고 투자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제로인의 류승미 펀드애널리스트는 "같은 배당이라는 이름이 붙은 펀드라도 펀드간의 시가배당률과 수익률에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펀드의 수익률은 운용전략과, 보유종목들의 가치가 시장에 반영되는 속도가 달라 차이를 보일 수 있으며, 시가배당률 또한 매니저별로 목표로 하는 값이 다르고, 자금이 늘어나게 돼 투자종목의 비중 대한 제한으로 시가배당률을 낮게 유지할 수밖에 없는 펀드들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그는 "시가배당률이 작을수록 일반주식형펀드에 가까운 수익률패턴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배당주 펀드 가입 시 꼼꼼히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우리투자증권 조한조 펀드애널리스트는 "배당주 펀드에 관심 있는 투자자라면 펀드명칭뿐만 아니라 펀드의 위험지표도 살펴보고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며 "주가 상승기에 높은 수익을 추구하고 싶다면 위험지표가 상대적으로 높은 펀드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지만, 배당주펀드 본래의 취지에 부합되는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라면 위험지표가 낮은 펀드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김 펀드애널리스트는 "국내 증시가 부진한 상황에서 배당수익에 대한 가치가 높은 배당주 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또한 배당주 펀드는 장기성과 역시 좋게 나오고 있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