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전국의 민간아파트 평균 초기분양률은 91.7%를 기록했다. 2015년 2분기(92.2%) 이후 최고치다.
서울의 초기분양률은 전분기와 같이 100%에 육박한 99.6%로 집계됐다. 인천은 같은 기간 0.4%포인트 오른 99.7%를, 경기는 3.5%포인트 오른 92.7%를 각각 기록했다. 경기의 경우 2018년 4분기 이후 1년 만에 90%대에 재진입했다.
초기분양률은 분양물량 30가구 이상인 민간아파트 분양사업장 중 분양 개시일 이후 경과 기간이 3개월 초과 6개월 이하인 사업장의 지역별 평균 분양률을 말한다. 작년 4분기 조사 대상은 작년 3분기 분양 물량인 셈이다. 분양률이 높다는 것은 청약 당첨자가 당첨자 지위를 포기하지 않고 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파트값이 줄곧 오르면서 청약시장은 무주택에서 벗어날 수 있는 탈출구가 됐다. 분양가격이 인근 시세보다 저렴해 부담이 덜할 뿐만 아니라 당첨되면 그만큼 차익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책에도 청약시장 대기 수요가 많은 것도 ‘청약 당첨=로또’라는 인식이 이미 만연한 영향이 크다.
아파트 분양평가업체 리얼하우스에 따르면 작년 서울의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은 28.03대 1을 기록했다. 청약경쟁률 발표를 시작한 2009년 이후 최고치다. 기존 최고 경쟁률인 2018년의 27.34대 1을 웃돈 것이다.
집값을 잡기 위한 부동산 규제가 쏟아지는 가운데 청약시장의 흥행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달 4일 경기도 수원의 재개발 아파트인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이 미계약 잔여 물량 42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을 실시한 결과 6만7965명이 몰려 161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무순위 청약은 청약통장이나 주택 소유 여부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이점이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기존 주택보다 분양시장을 향한 수요자들의 호감도가 높다”며 “작년의 경우 연초보다 연말로 갈수록 청약 당첨 가점과 경쟁률이 높아져 결과적으로 미분양 물량도 감소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