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극장가에 국산영화 흥행 기대작이 잇달아 개봉하면서 벤처캐피탈 업계에도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시동과 백두산, 천문 등 작품에 투자한 VC들은 흥행 성적에 따라 높은 차익을 시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7일 벤처캐피탈(VC) 업계에 따르면, 가장 먼저 18일 개봉하는 영화 시동의 제작에는 문화콘텐츠 투자에 활발한 다수의 VC가 참여했다. 쏠레어파트너스와 대교인베스트먼트, 컴퍼니케이파트너스, 미시간벤처캐피탈, 이수창업투자, 레오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 등이 투자사로 이름을 올렸다.
조금산 작가의 동명 다음웹툰이 원작인 시동에는 총 90억 원이 투입됐다. 손익분기점(BP)은 관객 240만 명이다. 쏠레어파트너스는 제작비 중 15억 원을 투자했다. 컴퍼니케이는 2억 원을 보탰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배급사 라인업을 따라 VC들이 십시일반으로 투자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리스크를 분산하는 효과가 있지만, 동시에 흥행작 하나로 대박을 기대하긴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쏠레어파트너스는 19일 개봉하는 백두산과 26일 개봉하는 천문에도 투자했다. 투자금액은 각각 20억 원대로 전해졌다.
회사 관계자는 “인덱스펀드를 통해 작품당 평균 총제작비의 15% 정도를 투입하는데, 백두산의 경우 제작비 규모가 커서 이에 못 미쳤다”고 설명했다.
백두산은 순제작비 260억 원이 들어간 영화로 BP는 730만 명이다. 순제작비 120억 원이 투입된 천문의 BP는 380만 명이다. 천문 투자사로는 이수창투와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 캐피탈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VC 관계자는 “영화 펀드의 경우 투자부터 회수까지 걸리는 기간이 1년 미만으로 짧기 때문에 엑시트 후 바로 다음 작품에 자금을 투입할 수 있다”며 “액수는 수억~십억 원대로 크지 않지만 흥행작이 터지면 BP를 밑돈 영화의 손실분을 상쇄하며 수익률이 높게 나오는 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