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 장관은 16일(현지시간) 2017년 취임 후 세 번째 시정연설에서 시위대의 요구사항에 대해서는 완강하게 거부한 채 경제와 심각한 주택난에 초점을 맞췄다고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그는 당초 이날 오전 입법회(의회)에서 시정연설을 하려 했으나 야당 의원들의 거센 반발과 방해로 이를 TV녹화 연설로 돌려야 했다. 일부 의원은 5일 시행된 시위대의 마스크 착용을 금지한 복면금지법에 항의하는 의미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가면을 썼다. 의원들은 “시위대의 5대 요구를 하나도 빼놓을 수 없다” “캐리 람은 즉각 사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결국 람은 TV연설로 대체했는데 SCMP는 이 연설이 생중계인지 사전녹화인지는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연설 대부분은 주택과 경제 정책에 할애했다. 그는 “홍콩을 정상적으로 돌려야 한다”며 “주택은 단순한 상품이 아니다. 모든 홍콩인은 자신의 집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안정적인 사회의 기초”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방법으로 공공주택 분양 대기 시간의 단축, 첫 주택 구매자의 모기지 상한선 완화, 강제 수용과 간척 등을 통한 토지공급 확대 등을 제시했다.
아울러 학생들에 대한 보조금을 확대하며 170개 이상의 공공 여가 시설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또 “홍콩 경제가 3분기에 기술적인 리세션에 빠졌다”며 “홍콩은 내부적으로나 외부적으로 여러 도전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홍콩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0.5% 감소했다.
SCMP는 람 장관의 이날 연설은 53개 문단으로 구성됐다며 이는 1997년 홍콩 주권이 중국에 반환된 이후 가장 짧은 시정연설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