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장중 1200원을 밑돌며 한달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도 1120원대를 기록하며 역시 한달만에 가장 낮았다.
전날 홍콩에서 송환법을 철회한데다 밤사이 노딜 브렉시트(영국의 합의없는 유럽연합 탈퇴) 우려도 축소됐다. 여기에 미중간 대화 재개 소식이 영향을 미쳤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과 10월 초 미 워싱턴에서 무역협상 개최를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류허 중국 부총리는 미 무역대표부 대표와 재무장관과 전화통화를 가졌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수급적으로도 다음주 추석을 앞두고 수출업체 네고(달러매도) 물량이 꾸준했다. 롱포지션에 대한 차익실현 매물도 나왔다. 반면 원·달러 1200원 밑에서는 결제수요가 장을 받쳤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일단 위안화 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다만 분위기가 돌아서고 있는 만큼 원·달러는 1200원 밑에서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100엔당 원화환율은 10.18원(0.90%) 하락한 1127.11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 2일 1118.95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락폭 기준으로는 지난달 27일(-10.3원) 이후, 하락률 기준으로는 전달 14일(-1.84%) 이후 가장 컸다.
역외환율은 이틀째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203.5/1203.9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3.45원 내렸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워낙 좋은 소식들이 많았다. 어제 홍콩 송환법 철회에 이어 노딜 브렉시트 우려가 줄었고, 미중간 대화 분위기도 살아났다. 불안감을 줬던 이슈들이 조금씩이나마 위험회피를 희석시키는 쪽으로 움직였다. 1200원 이하에서는 결제수요가 많았지만 추석을 앞둔 수출업체 네고물량도 꾸준했다. 역외 참가자들 역시 1215원 이상에서는 당국경계감이 워낙 강했던 탓에 추격매수도 없었다. 롱포지션에 대한 차익실현 매물도 나왔다”며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는 점에서 원·달러는 1200원 밑에서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미중 무역협상 기대감에 원·달러가 계속 하락했다. 반면 1190원대에서는 결제수요가 많아 낙폭을 줄였다”며 “전반적으로 위안화에 연동하는 분위기라 역외와 뉴욕장을 봐야 향후 흐름을 알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0.26엔(0.24%) 오른 106.45엔을, 유로·달러는 0.0008달러(0.07%) 내린 1.1020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109위안(0.15%) 하락한 7.1388위안을 기록 중이다. 장중 한때 7.1202위안까지 떨어지기도 했었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16.22포인트(0.82%) 오른 2004.75를 기록해 지난달 1일 2017.34 이후 처음으로 2000선을 회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