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성장세 둔화, 미ㆍ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등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수출과 설비투자의 부진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22일 국회 임시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현안보고에서 최근 대외 여건 악화로 한국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일본의 수출규제가 미치는 영향은 아직 제한적이지만, 장기화할 경우 대일의존도가 높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기계 등을 중심으로 생산과 수출에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여기에 대중수입품 추가관세 부과 발표, 환율조작국 지정 등 심화하고 있는 미ㆍ중 무역분쟁도 수출 부진에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하거나, 그밖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심화하는 변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런 전망을 토대로 한은은 올해 수출(통관)은 7.6% 감소하고, 설비투자 또한 5.5%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내년에는 각각 1.8%, 3.4%로 회복할 전망이다.
수출은 이미 올해 들어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증가율은 1분기와 2분기 모두 -8.5%였다. 7월에는 -11%로 감소폭이 더 커졌다. 한은 관계자는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수요 둔화,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반도체와 석유류 제품의 단가가 크게 낮아진 영향"이라고 풀이했다. 실제로 올 7월까지 -8.9%였던 전체 수출 감소폭에서 반도체와 석유류 제품의 기여도는 -6.4%포인트에 달했다.
수출과 연계성이 큰 설비투자도 지난해 2분기 이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반도체경기 회복 지연, 글로벌 불확실성 증대 등의 영파로 IT부문의 부진이 심화했다. 반도체 제조용장비 수입액은 올 상반기 52.4% 감소했다. 비IT 부문 또한 유지ㆍ보수 중심의 투자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한은은 금융ㆍ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수시로 확대할 우려도 언급했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국내외 경기둔화 우려에 더해 미ㆍ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관련 불확실성이 더해지면서 금융ㆍ외환 시장의 가격변수 변동성이 확대하고 있다"며 "대내외 리스크 요인의 전개양상과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국내 금융ㆍ외환시장의 안정성 확보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