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액은 135억61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39억1700만 달러)보다 2.6% 줄었다. 조업 일수 차이를 배제한 하루 평균 수출액 감소 폭은 14.0%(18억6000만 달러→16억 달러)로 더욱 컸다. 연간 누계 수출 실적 역시 2848억9700만 달러에서 3105억8900만 달러로 8.3% 줄었다.
한국의 수출 실적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7개월 연속 뒷걸음질 치고 있다. 정부는 '상저하고(上低下高)' 부진했던 상반기 수출 실적을 하반기에 만회하길 기대했지만, 7월 상순에도 수출이 감소하면서 반등에 실패한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주력 품목 부진이 두드러졌다. 반도체와 석유제품 수출액은 지난해보다 각각 25.0%, 3.0% 급감했다. 국제경기 하강으로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데다 수출 단가도 내림세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핵심 수출품인 D램 반도체 가격은 1년 새 60% 넘게 떨어졌다.
지역별로는 대중(對中) 수출액이 13.2% 줄었다. 대중 수출은 현지 경기 둔화, 미·중 무역 전쟁 등으로 반도체, 석유 제품 등 한국산 중간재 수요가 줄면서 지난해 11월부터 8개월째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유럽연합(EU)과 일본 등으로 나가는 수출액 역시 각각 10.5%, 20.3% 감소했다.
앞으로의 수출 전망도 불투명하다. 특히 한·일 간 통상 분쟁이 하반기 수출 발목을 잡을 공산이 크다. 일본이 원자재 수출 규제를 통해 한국의 수출 주력 품목인 전자 산업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0일 일본의 수출 규제로 반도체 원자재가 30% 부족해지면 한국의 전기·전자 생산액이 20% 넘게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