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9일(현지시간) 중국 전문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지난 2분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추정치가 평균 6.2%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앞서 중국 GDP 증가율은 지난 1분기에 전분기와 같은 6.4%였으나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게 되는 것이다. 전망이 맞는다면 2분기 경제성장률은 분기 기준으로 관련 통계가 시작된 199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게 된다.
미국과 중국은 6월 말 협상 재개와 추가 관세 보류 등 무역 전쟁 임시 휴전에 합의했지만 무역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예상은 이전보다 낮아졌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 전체 중국 GDP 증가율 전망치도 6.2%로, 3월 조사에 비해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2020년 6.1%, 2021년 6.0%로 완만하게 성장이 감속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는 유지했다.
미쓰이스미토모DS자산관리의 사노 데쓰지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체감경기가 악화하고 광공업 생산도 부진하다”고 지적했다. KGI증권의 천하오 이코노미스트는 “가공산업과 건설, 부동산이 부진했다”고 꼬집었다.
경기하강으로 이어질 리스크에 대해서는 유효 응답자 15명 중 12명이 ‘미중 무역협상 결과를’ 1위로 꼽았다.
초상증권의 셰야센은 “무역 분쟁이 기술 분야에까지 이르면 올해 후반 하이테크 산업이나 고용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에버브라이트증권의 원제는 “무역협상이 하반기 최대 변수”라며 “미중이 연말까지 일정한 합의에 도달할 확률을 55%로 보고 있지만 협상이 결렬되면 금융시장이 크게 변동하고 중국의 경기침체가 가속화할 것”이라고 경종을 울렸다. 미즈호은행의 호소카와 미호코는 “무역협상이 길어질수록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계속돼 중국 소비나 투자심리 개선이 늦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는 거의 모든 중국 제품으로 관세 부과 대상을 넓히는 ‘제재 4탄’ 카드를 아직 버리지 않고 있다. DWS의 션 테일러는 “무역협상이 결렬돼 ‘노 딜(No Deal)’ 상황이 펼쳐지면 중국은 수출이 감소하고 관련 기업이 더 많은 직원을 해고할 수밖에 없다”며 “성장률이 5% 안팎으로 추락하는 심각한 경제위기에 빠질 것”이라고 최악의 시나리오를 그렸다.
향후 1년간의 미중 무역 전쟁 전망에 대해 ‘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47%를 차지했고 ‘개선’은 33%에 그쳤다. 3월 조사 당시 ‘개선’ 예상이 약 70%를 차지한 것과 비교하면 낙관적 전망이 크게 후퇴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도 중국 경제 비관론에 합류했다. 블랙록은 전날 “미국과의 무역 전쟁 속에서도 중국이 경제성장을 지탱하는 능력에 대해 시장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며 “중국 및 중국과 연결된 신흥시장 주식 비중을 하반기에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블랙록은 1개월 전만 해도 “중국 경제개혁과 경기부양책이 증시를 지탱할 것”이라며 신흥국 증시에 낙관적 견해를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