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손에서 내려놓는 순간은 잠들기 직전. 이 법칙을 깨기란 정말 어렵다. 때로는 누워서 스마트폰을 하다가 살짝 존다. 이때 얼굴에 떨어뜨리는 대참사가 일어나기도 한다. 그 어떤 충격보다 아픈 건 코에 정통으로 맞았을 때다.
혼밥은 스마트폰 덕분에 가능하다고 감히 말한다. 한 손에는 수저, 한 손에는 스마트폰을 들고 밥을 먹는다. 밥을 씹거나 반찬을 집을 때 나는 소리는 어느새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온 신경은 스마트폰에 집중된다. 유튜브의 '먹방'(먹는 방송)을 본다. '내가 밥먹는 모습을 본 적이 있었던가.' 잠시 생각한다. 그렇게 그릇이 비워지고, 식사가 끝난다.
직장인 절반 이상이 스스로 스마트폰 중독자라고 인정했다. 최근 취업포털 커리어가 직장인 33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44.7%(복수 응답 가능)의 직장인이 '스마트폰'에 중독됐다고 말했다. '담배'(22.4%)나 '커피'(15.8%)라고 말한 이들의 수를 더해도 '스마트폰'에 중독됐다는 이들의 수를 넘지 못한다.
최근 여성가족부 산하 국립청소년인터넷드림마을에 다녀왔다. 전북 무주에 있는 이곳은 청소년의 인터넷 스마트폰 과의존을 예방하고 치유하는 곳이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늘어나 자기 조절에 어려움이 있고, 일상생활에 심각한 장애를 겪고 금단 현상을 겪는 아이들이 이곳을 자의 혹은 타의로 찾는다.
"밤늦게 스마트폰 하다가 아빠한테 들켰어요. 아빠가 스마트폰을 뺏고 던져버렸어요. 그래서 집 나갔죠." "엄마랑 치고 받고 싸워서 깨진 스마트폰이 몇 개인지 모르겠어요." 아이들이 털어놓은 이야기다.
아이들은 열흘간의 캠프를 통해 스마트폰 없는 환경에 적응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상으로 돌아가면 다시 과의존 성향을 조절하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걱정하는 아이들이 적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일상으로 복귀한 뒤에도 스마트폰 사용을 줄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부모의 역할을 강조했다. 스마트폰에 빠지는 아이들의 부모 역시 생활 속에서 스마트폰을 지나치게 많이 사용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의 스마트폰을 빼앗는 게 능사는 아니다. 심용출 드림마을 캠프운영부장은 "부모도 아이와 함께 쓰지 않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어른은 아이들의 거울이었다. 자신을 스스로 되돌아본다. 이 기자수첩을 읽으며, '요즘 애들 문제네'라고 생각하는 당신의 손에도 혹시 스마트폰이 들려있지는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