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말 빼고 핵심으로 돌진하는 작가이자 자기계발 코치로 명성을 얻고 있는 개리 비숍의 ‘시작의 기술’은 어려운 시기를 슬기롭게 헤쳐가는 실용 지식을 제공하는 데 손색이 없다. 결국 상황이 어떠하든지 간에 내가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중요하고, 그 대처법을 어떻게 적용하는가에 따라 삶의 성적표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센스 있는 독자들은 제목만 보고도 작가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눈치 챘을 것이다. ‘침대에 누워 걱정만 하는 게으른 완벽주의자를 위한 7가지 무기’라는 부제는 이런 추측에 힘을 더한다.
얇은 이 책은 대단히 선동적이다. 무슨 새로운 것이 있을까라는 선입견을 갖고 소파에 누워 읽기 시작하는 독자들이라 할지라도 다소 생소한 경험을 할 가능성이 높다. 저자의 선동적이고 직설적인 표현 때문에 어느 순간 벌떡 일어나 끝까지 읽을 것이다.
이 책의 핵심 논리는 생각과 감정이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돌아간다는 사실에 기초하고 있다. 생각과 감정 사이의 긴밀한 관계에 대해서는 현대 심리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앨버트 앨리스가 명언을 남겼다. “인간의 감정은 대개 생각에서 나온다. 그러고 나면 인간은 당초 그 감정을 만들어냈던 생각을 다시 통제하거나 아니면 받아들였던 문장이나 자기 대화를 바꿔서, 감정을 눈에 띄게 통제한다.”
이 책의 핵심 메시지는 자신과 나누는 대화에서 변혁을 꾀해야 한다는 것이다. 누구든지 자신과 나누는 대화에서 몇 가지 직설적인 문장을 스스로에게 반복해 사용함으로써 획기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다. 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그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자신에게 자주 들려주는 문장이 생각의 원료 역할을 톡톡히 담당하기 때문이다. “왜 나는 요 모양 요 꼴인가”라는 식의 이야기를 자신에게 자주 던지는 사람이라면 생각과 행동 모두가 이런 류로 채색될 가능성이 높다.
책의 구성은 단순하다. 우리가 자신에게 자주 던져야 할 직언을 저자는 ‘시작의 기술 일곱 가지’에 담았다. △나는 의지가 있어. △나는 이기게 되어 있어. △나는 할 수 있어. △나는 불확실성을 환영해. △생각이 아니라 행동이 나를 규정해. △나는 부단한 사람이야. △나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고 모든 것을 받아들여.
사람은 그냥 앉아 있으면 자연스럽게 의심과 걱정과 공포가 찾아오게 마련이다. 쓸데없는 걱정을 극복하기를 원한다면 바쁘게 움직이는 것이 최선이다. 불안감이 엄습할 때일수록 저자의 조언은 단호하다. “그냥 행동하라. 생각은 접어두고 움직여라.” 어려운 시대일수록 ‘부단함’이란 한 단어가 큰 무기가 될 수 있다. 부단함에 대해 저자는 이런 설명을 더한다. “여기가 어디인지, 얼마나 왔고 얼마나 더 가야 하는지 모를 때. 바로 그때 당신을 계속 가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뿐이다. 그게 바로 부단함이다.”
어려운 시대일수록 누구든지 할 수 있는 것은 복잡하거나 어렵지 않다. 미루지 말고 계속해서 움직이는 것이다. 저자의 7가지 직언을 일상의 삶 속에 깊숙이 끌여들여 자신의 것으로 무장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