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롯데카드 본입찰에 불참하면서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이 19일 롯데카드 본입찰에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한화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고자 롯데카드 입찰을 포기한 것으로 풀이한다. 롯데카드 인수로 1조5000억 원의 자금을 지출하는 대신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비하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이날 증권시장에서는 한화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참여를 점치는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관련주가 강세를 보이기도 했다.
한화는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확정된 후부터 유력한 인수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됐다. 방산산업과 항공업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기 엔진과 부품을 제작한다. 주요 대기업 중 항공 관련 자회사를 가진 곳은 한화가 유일하다.
이에 일각에서는 롯데카드 본입찰 전부터 한화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롯데 인수전에서 발을 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한화는 앞서 항공업에 투자했으나 눈물을 삼킨 경험이 있다. 지난해 저가항공사(LCC) 에어로케이에 160억 원을 투자해 항공사업 면허를 신청했으나 당국의 반려로 사업을 접었다.
M&A를 위한 실탄도 충분하다. 한화그룹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조9445억 원이다. 아시아나항공 예상 매각가 1조~1조5000억 원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롯데카드 인수전에 불참한 덕에 추가로 현금을 지출할 일도 없다.
한화그룹이 M&A를 통한 사업확장에 적극적인 성향을 보여왔다는 점도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참여 확률을 높이는 이유다.
다만 한화그룹은 현재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참여에 대해 "정해진 바 없다"고 밝힌 상태다. 업계에서는 대기업들이 인수에 관한 불확실성이 크고 지나친 '스포트라이트'와 구설수에 대한 부담감에 '눈치 싸움'을 벌이느라 참여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