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올해 들어 국내 주식시장에서 6조5000억 원 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조만간 매수 규모가 크게 줄거나 순매도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제금융센터는 10일 ‘최근 외국인의 국내주식 순매수 평가’ 보고서에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무역갈등이 확산할 경우 외국인 투자심리가 빠르게 위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은 전날까지 6조5000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해 외국인 순매도 규모(6조3000억 원)를 웃도는 수치다.
외국인은 1월 중 4조1000억 원을 사들였다. 2월(7000억 원), 3월(3000억 원) 들어 규모가 다소 줄었지만, 4월 초에는 1조4000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외국인 주식 매매는 국내 요인보다는 대외 변수에 민감히 반응한 것으로 분석됐다. 1월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 완화 선호적인 신호를 보냈고, 미중 무역갈등 완화 및 중국 경기부양 기대가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회복됐다.
2∼3월에는 주요국 경기둔화 우려, 미중 무역 합의 타결 지연 등으로 순매수세가 줄었다. 다만 4월 초에는 무역협상 진전 기대감에 순매수가 늘어났다.
국제금융센터는 2분기 무역협상과 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이 낮아지면서 매수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글로벌 경기 및 국내 경제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무역갈등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외국인 투자심리가 예상보다 빠르게 나빠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5%에서 3.3%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센터 측은 미중 무역협상은 일정 부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 행정부가 주요국에 자동차 관세를 부과하거나 유럽연합(EU)이나 일본을 상대로 무역협상 논의를 시작할 경우, 무역갈등이 재점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밖에 국내 경제 성장세 및 기업 실적 둔화, 반도체 업황 불안,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개편도 순매수세를 줄이는 요인으로 꼽혔다. MSCI는 중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A주의 신흥시장 지수 편입 비중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국내 증시 비중이 줄어 외국인 자금이탈 우려가 커지게 된다.
다만 주요국들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펴고, 미중 무역협상 타결은 가시화됐으며, 브렉시트 불확실성이 줄어든 점 등은 순매수세를 지지하는 요인으로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