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M&A) 시장이 LG그룹에 주목하고 있다. 우선 4대 그룹중 SK그룹과 함께 지배구조와 실적이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특히 LG그룹은 작년부터 일감몰아주기 해소를 목적으로 계열사 정리에 나선데다, 최근 대규모 회사채 발행으로 M&A용 실탄은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1일 투자은행(IB) 관계자는 "LG그룹이 국내외를 망라한 여러 개의 로봇 관련 기업을 물망에 놓고 M&A 혹은 투자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LG가 M&A를 추진해왔던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LG는 지난해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취임 이후 M&A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4월 오스트리아 전장 업체 ZKW를 약 1조4000억 원에 사들였다. LG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다. 국경을 넘는 '크로스보더 딜'로 보폭도 키웠다.
특히 로봇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 중이다. 지난해 7월 LG전자는 유상증자 등을 통해 이송ㆍ적재용 로봇 생산 기업 로보스타 지분 30%를 취득해 경영권을 인수했다. 로봇개발업체 로보티즈의 유상증자에도 참여해 지분 10.12%를 확보했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M&A 대상을 물색 중이라고 공식화했다. 그는 "50군데 정도를 접촉 중"이라면서 "인공지능일 수도 있고 자율주행, 로봇일 수도 있고, 계속해서 그쪽에 씨를 뿌리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LG는 지주사를 중심으로 기업 주도형 벤처캐피털(CVC)을 운영해서 전자ㆍ화학이 출자하는 것과 LG전자가 어느정도 규모의 펀드를 마련해놓고 투자할 회사를 찾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증권업계에서는 LG가 지분 투자할 가능성이 있는 국내 로봇기업으로 상장사 중에선 티로보틱스를 꼽고 있다. 티보로틱스는 2004년 설립됐으며 로봇구동 매커니즘 설계 기술, 자율주행 제어기술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활용해 스마트 팩토리, 의료용 재활로봇, 자율주행 이송 로봇 등 전문 서비스 로봇시스템 분야 진출을 준비 중이다.
또 증권가에서는 디스플레이 제조장비 전문기업 미래컴퍼니, 로봇모션제어 전문기업 알에스오토메이션 등을 주목한다.
김충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미래컴퍼니는 원천기술인 정밀제어기술을 활용해 수술로봇과 3D센서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그룹 관계자는 구체적인 회사 이름을 확인해줄수 없다면서도 "시너지를 낼 수 있고 기술협력 할 수 있는 기업이 있다면 같이 할 수 있고, 이런 기업을 계속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M&A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 지분투자를 포함한 외부와의 협력에 열려있다는 기조"라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과 손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