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WB) 총재 후보로 지명된 데이빗 말패스 미국 재무부 대외담당차관은 11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만나 WB 취임을 전제로 “회원국인 한국과 협력해 북한 개발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이 이뤄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재부에 따르면, 말패스 차관은 이날 미·중 고위급회담 참석차 중국을 방문하는 길에 한국 정부의 지지를 얻기 위해 홍 부총리와 면담을 요청했다. 말패스 차관은 6일 공석인 WB 총재직 미국 후보자로 지명됐다.
이 자리에서 홍 부총리는 “WB 총재 취임 시 WB 한국사무소 역할 강화 등 한·WB 간 협력관계가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지를 당부한다”며 “특히 2월 말 2차 북·미 정상회담 등을 계기로 북한 비핵화 상황의 진전이 있을 경우 북한 개발 지원을 위해 WB가 중심 역할을 담당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말패스 차관은 “WB 총재 후보로서 다자협력의 중요성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그동안의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WB 총재직을 성실히 수행할 준비가 돼있다”고 답했다. 대북 관계에 있어선 한국과 협력을 약속하며 WB 총재 선거에서 한국의 적극적인 지지를 요청했다.
홍 부총리는 “한국 정부가 말패스 후보를 WB 총재로 지지하며, 총재 당선 이후 4월 춘계회의 계기에 다시 만나 한·WB 간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하기를 고대한다”고 화답했다.
한편, 홍 부총리는 미 상무부가 진행 중인 자동차 232조(안보영향) 조사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이와 관련해 우리나라가 관세부과 대상에 포함되지 않도록 말패스 차관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말패스 후보는 “한국 측 우려를 잘 알고 있으며, 우리 입장을 미 재무장관, 상무장관에게 꼭 전달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