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7일부터 14일까지 일주일간 전국 채소류의 소매가격은 일제히 올랐다. 배추의 경우 7일 포기당 5770원이던 전국 평균 소매가격이 14일엔 6217원까지 상승했다. 평년 가격이 3600~3800원이었던 데 비해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수박 역시 14일 기준 한 통에 2만7938원을 기록하며 일주일 새 약 1900원이 올랐으며 호박은 982원에서 1343원으로 올랐다. 공사 측은 향후 일주일도 무더위로 인해 채소류 작황의 부진이 이어져 물량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과일은 복숭아(백도)가 7일 1만8841원을 기록했지만 14일엔 2만1325원으로 뛰었고 배와 사과도 일제히 가격이 올랐다.
수산물은 폭염으로 인한 폐사가 이어지면서 갈치의 경우 일주일 새 500원이 오른 5605원을 기록하는 등 오름세를 이어갔다.
축산물 중에는 닭고기의 가격이 눈에 띄게 올랐다.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닭고기의 소매가격은 14일 기준 ㎏당 5192원을 기록했다. 한 달 전에 비해 399원 상승하며 올 들어 처음으로 5000원대를 넘어섰다.
이처럼 폭염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이어지면서 가격이 오르자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에서는 상품성 있는 제품을 찾는 데 분주하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과일의 경우 제철 과일인 복숭아와 포도 가격이 올랐고 채소는 배추나 양배추 등이 올랐다”며 “수급 물량이 적은 것은 아니지만 폭염 피해로 상품성이 떨어지는 제품들이 일부 있어 상품성 있는 물품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폭염으로 인한 가격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산지 다변화를 통한 물량 확보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폭염으로 인한 전국의 농작물 피해 면적은 2334.8㏊로, 그중 사과와 포도 등 과수 농가의 피해가 1105.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업계에 따르면 포도와 복숭아가 다음 주부터 제철 시기를 맞는 가운데 대형 유통기업의 경우 프레시센터 등 자체 비축 시설을 통해 수급 안정화를 진행하면서 산지 수급처 개선을 통한 물량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유통사들이 폭염 피해에 나름의 대책을 고민하는 반면 농가의 경우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져 울상이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대책 마련에 나섰다. 폭염 등 재해에 취약한 배추와 무 등 노지 채소를 대상으로 재해보험 품목을 늘리고 보험료율을 조정해 농가의 보험료 부담을 덜어주기로 결정했다.
이개호 농식품부 장관은 “배추의 경우 서울 가락시장에 하루 500t가량이 출하돼야 정상이지만 매일 100t가량 부족해 정부 비축분에서 100t을 방출 중”이라며 “폭염이 10일가량 더 지속되면 피해는 훨씬 더 커질 것으로 우려돼 특단의 조치를 구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