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평양 방문 소식이 전해졌지만 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경협주에 대한 피로감이 쌓이면서 개인의 매수세가 둔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일 남북경협 테마주는 소폭 상승에 그치거나 하락했다. 철강금속업종은 전일 대비 33.83포인트(-0.72%) 하락한 4652.65, 건설업은 2.01포인트(1.75%) 오른 116.57에 거래를 마쳤다.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만으로도 경협주 64개가 무더기 상한가를 기록했던 5월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남북경협 대장주로 꼽히는 현대건설은 전일 대비 1600원(2.95%) 오른 5만5600원을 기록하며 소폭 상승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두 번째 정상회담 다음날인 5월 28일 종가(7만9100원)와 비교하면 30% 가까이 하락한 수치다.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들의 수급 동향 변화를 원인으로 지목한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경협주들의 주가가 급등하던 시기에 주요 매수 주체는 신용융자를 통해 자금력을 확보한 개인 투자자였다”며 “개인의 매수세가 둔화된 것은 경협주에 대한 과도한 기대와 실망이 반영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흐름은 2000년과 2007년에 진행된 남북정상회담 전후와 비슷한 양상이다. 이전에도 남북경협주는 단기 호재에는 급등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제자리를 찾아가는 경향이 뚜렷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 몇 달간 남북경협주는 경제협력이 실제로 이뤄지면 오를 만큼의 주가가 미리 폭등했다”며 “최근 증시도 악재로 인해 투자 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에 앞으로 경협주는 웬만한 호재로는 반등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