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 한국은행에 대한 평판은 사실상 세계 꼴지 수준으로 추락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은행 평판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인플레이션과 물가목표제 도입여부, 총재 교체 주기로 본 독립성, 커뮤니케이션 등이 꼽혔다.
반면 평판이 높을수록 물가상승률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중앙은행이 정한 물가목표치에 안착할 가능성도 높았다.
중앙은행 평판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는 인플레가 가장 컸다. 인플레(1980~1999년 기준)가 1%포인트 상승할 경우 평판은 2.601점(10점만점 기준) 하락했다. 매년 총재를 교체(1950~1989년 기준)할 경우도 평판을 1.607점 떨어뜨리는 요인이었다.
반면 인플레목표제(1999년 기준)를 도입했을 경우 평판은 0.512점 올랐다. 월평균 커뮤니케이션 횟수를 한번 늘리면 평판은 0.11점 상승했다.
반면 평판이 높을수록 물가상승률을 유의미하게 떨어뜨렸다. 평판이 1점 높아지면 산출갭과 실업률 등 다른 조건이 일정한 상태에서 물가상승률은 1.1%포인트 떨어뜨렸다. 또 물가안정목표제를 도입한 24개국을 분석한 결과 평판이 높을수록 기대인플레이션이 물가목표에 잘 안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평판이 물가변동성이나 실업률에 미치는 영향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황인도 연구위원은 “중앙은행의 정책 수행에 대한 기업인의 평가가 통화정책의 성과와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시사한다”며 “중앙은행이 평판을 높이는데 힘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조사는 IMD에서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중앙은행 평판 자료를 바탕으로 1995년부터 2016년 중 62개국의 물가상승률, 물가변동성, 실업률 등을 성과지표로 횡단면 및 패널데이터 분석을 통해 실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