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형건설사 정비사업 수주전에서 건설업계 맏형 현대건설이 1위를 차지했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대 건설사 중 삼성물산을 제외한 9개 건설사의 도시정비사업 수주 총액은 18조7084억 원이다.
현대건설은 이 중 총 4조6467억 원을 따냈다. 전년도(1조3000억 원) 수주액보다 무려 3조 원 많은 기록이다. 상반기 수도권과 부산에서 수주전을 이어가다 6월 이후 서울 5곳에서 잇따라 시공권을 따냈다. 특히 강남권 재건축 재개발 수주전 과열과 정부 개입을 촉발하게 한 반포1단지(2조6363억 원) 수주는 총수주액의 절반을 넘어서며 지난해 성적표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GS건설은 총 3조7165억 원을 기록하며 2위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건설과 벌인 반포대전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방배13구역, 한신4지구 등 강남 알짜 입지 단지를 손에 넣으며 대우건설을 3위로 밀어냈다. 매각작업을 위한 볼륨 키우기에 일찌감치 나섰던 대우건설은 2조8744억 원의 수주액을 보였다. 강남권 입지에 버금가는 과천 주공1단지 사업권에 부산감만1구역, 신반포15차 등의 시공권을 추가했다.
롯데건설도 약진했다. 수주액은 2016년(1조4009억 원)과 큰 차이가 없는 1조8511억 원(5위)이지만 대치2구역, 방배14구역, 잠실 미성·크로바, 신반포13·14차 등 강남권에서 잇따라 시공권을 따내며 고급 브랜드 입지 다지기에 나섰다.
현대엔지니어링(3204억 원)의 지난해 수주액은 2016년(8054억 원) 대비 절반도 안 되지만 신반포22차 수주로 강남에 입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이 밖에 현대산업개발은 2조3083억 원, SK건설 1조2848억 원, 포스코건설 9730억 원을 기록했다. 2016년 3조 원이 넘어서는 수주액을 기록했던 대림산업은 7332억 원을 수주하는 데에 그쳤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부활을 앞두고 재건축 단지들이 사업에 속도를 내면서 발주량이 늘었고, 해외사업이 부진한 건설사들의 상황이 맞물리면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며 “올해는 사업물량도 줄겠지만 정부의 계속되는 규제에 사업에 나서기 쉽지 않은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