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흥식<사진> 금융위원장이 최근 금융회사 지배구조 문제와 관련해 “특정인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앞서 금융권에서는 최종구 금융위원장에 이어 최 원장까지 금융지주회사 최고경영자(CEO)의 '셀프 연임' 등 지배구조 문제를 비판하고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됐다. 일각에선 KB금융지주나 하나금융지주 등 특정 금융지주를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취임 100일을 맞은 기자 간담회에서 "지난해 8월에 이어 올해들어 일부 금융지주사의 지배구조를 검사했는데, 과거에 지적한 내용들이 개선되지 않고 있었다"며 "이번에 그것을 재차 지적한 것으로 특정인 노려서 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에 금감원은 민간 금융회사 CEO 선정 과정에 주주와 외부자문기관 사외이사의 추천을 활용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또 금융그룹의 경우 2개 이상 계열사의 업무 경험을 갖추지 않으면 탈락(컷오프)하는 기준을 제시하고, 후보자별 계량 평가를 유도하는 등 경영승계 프로그램의 공정성·투명성을 개선한다.
최 원장은 "금융회사들은 현직 CEO의 영향력 하에서 후보추천위원회 구성과 선임절차가 진행되도록 설계돼 있다"며 "CEO 승계를 위한 후계자 육성프로그램이 실질적으로 운영되지 않았고, 사외이사는 후보추천·평가 과정에서 경영진의 영향력이 반영돼 독립성이 저하돼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금융사 자체적으로 CEO 후보군을 선정할 시 이사회지원부서의 추천 이외에 주주, 외부자문기관 및 사외이사 추천 등을 활용하도록 유도하겠다는 복안이다. CEO 후보군은 사전 내부후보자군 컷 오프 기준(그룹내 2개 이상 회사 및 업무분야 경험 등) 및 후보자별 계량평가(CEO 경험, 전문성 등)를 통해 후보군을 압축하도록 할 예정이다.
최 원장은 "금융사에 대한 상시감시·검사 과정에서 지배구조 운영실태 등을 중점 사항으로 운영해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며 "개선필요사항에 대해선 이사회 면담 및 설명 등 소통을 강화해 이사회의 역할을 제고토록 하겠다"고 했다.